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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가상화폐(가상통화, 암호화폐) 정부 조치에 대한 헌법소원 추가서면 제출

[공지] 가상화폐(가상통화, 암호화폐) 정부 조치에 대한 헌법소원 추가서면 제출

헌법재판소 2017헌마1384, 2018헌마90, 2018헌마145, 2018헌마391 헌법소원 사건(청구인 348명)에 대한 청구이유보충서가 드디에 제출되었습니다.

향후 은행권과 거래소에 대한 사실조회 등 증거조사 절차가 진행될 예정으로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안국법률사무소 변호사 정희찬 02-3210-3330


 

청구이유보충서

 

사     건       2017헌마1384 정부의 가상통화 관련 긴급대책 등 위헌확인
청 구 인       정 희 찬

위 사건에 관하여 청구인은 청구이유를 다음과 같이 보충합니다.

– 목차 

1. 암호재산의 재산권으로서의 성격에 관한 논의의 공학적 기초 블록체인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된 암호 기술의 요점
암호기술의 한계와 블록체인 기술
블록체인의 성공적인 실현 사례 비트코인

2. 물건화폐 그리고 재화

암호재산의 존재론
암호재산은 재산권의 대상인가?
암호재산은 화폐 또는 통화인가?
용어의 문제 가상증표가상화폐가상통화암호화폐암호재산
암호재산권자의 확정
부가가치세법상 재화’ 및 관세법상 물품’ 개념 관련

3. 재산권과 경제적 자유와 창의를 누릴 권리

헌법 제23조와 헌법 제119
헌법 제13조 제2항과 제22조 제2

4. 암호재산 위탁매매업에 대한 합헌적 규제의 요건

헌법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
암호재산 위탁매매업의 법적 성질과 합헌적 규제

5.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 공동위헌행위 이론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에 관한 논의가 갖는 맥락
공동위헌행위 이론

6. 한미자유무역협정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법인차별 관련

한미자유무역협정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에 반하는 외국인 차별
법인에 대한 차별

7. 이 사건 특별대책의 위헌성 논증

다 음

 

1. 암호재산의 재산권으로서의 성격에 관한 논의의 공학적 기초 블록체인

이 사건의 적정한 심리를 위해서는 암호재산(가상통화)을 대하는 여러 입장 차이에 기인한 다양한 심리적 수준의 태도와 편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이를 위해서는 우선 판단 대상의 실체에 대한 정확한 객관적 파악이 선행되어야 하겠습니다이는 결국 암호재산에 대한 – 가치중립적인 – 기술적 이해를 적당한 수준에서라도 획득하는 것이 됩니다.

따라서 이하 본 서면의 서두에서 이른바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에 관한 요점을 – 비록 이러한 논의가 공학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나 – 암호재산의 재산권 대상성에 대한 이해에 소요되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설명하게 되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된 암호 기술의 요점

그런데 블록체인 기술나아가 암호재산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암호 기술에 대한 이해가 재차 선행되어야 합니다왜냐하면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하여 암호 기술이 블록체인 기술 구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거래의 검증과 거래의 수단을 위하여 직접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하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는 ⓵해시 함수를 이용한 암호 기술과 ⓶개인키/공개키 쌍이라고 하는 암호 기술 두 가지를 간략하게 설명함으로써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해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자 합니다.

(1) SHA256 해시 함수

⓵ SHA256 해시 함수의 뜻

안전 해시 알고리즘(Secure Hash Algorithm) – 256’ 함수는 미합중국 국방부 산하 국가보안국(National Security Agency)에서 개발된 함수로 입력되는 값의 크기와는 무관하게 출력되는 값이 256bit로 고정되어 있는 (수학적 의미에서의함수입니다.

여기서 출력되는 값이 바로 – 잘게 쪼갠다는 뜻에서 암호학에서 차용되고 있는 용어인 – ‘해시(hash)’ 값입니다.

임의 문자열의 해시 값 예시 https://www.movable-type.co.uk 참조 ]

이와 같은 해시’ 함수는 ㈀특정 입력 값에 대하여 오로지 단 하나의 해시 값만이 존재한다는함수로서의 일반적 특징 이외에도 ㈁특정 입력 값의 길이와는 무관하게 출력 값이 고정된 길이(예컨대, 256bit)를 가진다는 특징 및 ㈂현재의 기술로는 해시 값을 가지고 원래의 입력 값을 복호화(decode)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등 중요한 세 가지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해시 함수인 ‘SHA256 함수는 실생활에 널리 사용되는 매우 대중적인 함수로 이를 구현한 컴퓨터 코드는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구할 수 있고(예컨대무료로 제공되는 파이썬이라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의 사용환경을적절한 배포판을 통해 개인 컴퓨터에 갖추기만 하면 이러한 SHA256함수를 구현한 코드도 함께 설치됩니다오랜 기간 사용되어 오면서 그 안전성이 검증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⓶ SHA256 해시 함수의 활용 : ‘다이제스트(digest)’에 의한 거래의 검증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하여 SHA256 함수가 활용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거래(내역)의 검증입니다이하 이러한 측면을 설명하기 위하여 특수한 성격을 갖는 자료구조 하나를 상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집단(이를 검증 네트워크라고 부르겠습니다)의 구성원 내지 참여자 모두에게 지속적으로 배포(broadcast)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미리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발생하는직전 상태변화의 결과에 기초하여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가진 상태 변화(state change)의 사건들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참여자별 판본이 서로 완전히 동일한 내용을 가질 것이 예정되어 있으며나아가 

사후적으로 절대 변경될 수 없어야 할 것이 요청되는, 

한 묶음(block)의 데이터를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자료구조의 대표적인 사례로서어떤 은행이 고객들에게 개설한 모든 계좌들의 시간 순서에 따른 거래 내역들을 일주일 동안 한 파일 속에 그 순서 그대로 모은 원장(ledger)과 같은 것을이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배포하는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해시 함수를 적용해보면이러한 한 묶음의 데이터’ 전체를 입력 값으로 하여 SHA256 함수를 이용해 구한 일정한 크기의 해시 값은 단 하나만이 있을 것입니다따라서 각 참여자는 자신이 가진 데이터가 다른 참여자의 것과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방대한 데이터 자체를 일일이 대조하는 대신 자신이 보유한 한 묶음의 데이터의 다이제스트로서 그 SHA256 해시 값을 구해서 이것만을 서로 대조하는 방법으로 그 일치 여부를 간편하게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이 방법은 해시 값 일치의 경우 데이터가 무결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뿐불일치의 경우 – 권위 있는 중재자가 없는 한 – 과연 누구의 데이터가 진정한 것인지를 가릴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이러한 단점을 해결하는 여러 방법들 중 하나가 바로 블록체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에 대해서는 다시 논하도록 하겠습니다.

(2) 공개키와 개인키 기술

앞으로 설명할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블록체인을 이루는 각 데이터 블록에 담기는 내용이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현실 세계에서 미리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발생하는직전 상태변화의 결과에 기초하여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가진 상태 변화(state change)의 사건들입니다.

여기서 상태 변화예컨대 계정의 목록과 계정별 자산부채 잔고의 변화와 같은 것을 말합니다이 경우 이와 같은 상태 변화를 야기하는 사건은 거래 네트워크’(이는 위에서 말한 검증 네트워크와 구별됩니다)에 참가하고 있는 참가자들(계정 보유자들사이의 – 예컨대재화의 거래를 위한 – 통신 내용이 됩니다또 다른 예를 들면차량의 운행 및 정비 이력을 상태 변화로 보는 경우입니다이 경우 이와 같은 상태 변화를 야기하는 사건은 차량의 운행 및 정비예컨대 교통사고 등일 것입니다.

여기서는 상태 변화가 거래 네트워크 참가자들 사이의 통신 내용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거래에 의하여 야기되는 은행 원장의 경우를 주로 살펴보겠습니다.

이러한 경우 검증 네트워크에 의하여 검증되는 대상이 되는 데이터가 이미 생성 단계에서 조작(위조변조)된 상태라면 애초 데이터 블록에 대한 검증(해시값 비교)은 무의미해질 것입니다따라서 이와 같은 통신 내용이 애초 위조나 변조되지 않고 통신 상대방 및 검증 네트워크에 안전하게 도달될 수 있도록 확실하게 보장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그런데 이를 보장하는 여러 기술들이 이미 널리 대중화되어 있으며 그 가운데 하나가 공개키/개인키 쌍(public key/private key pair)을 이용한 기술입니다이는 이미 전자서명법에 의하여 현행법에서 법적 효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술입니다.

⓵ RSA 알고리즘

역사적으로 볼 때 공개키/개인키 기술의 전형이 바로 ‘RSA 알고리즘라고 불리는 방법을 이용한 것이며 다른 경우도 결국 마찬가지의 아이디어에 기초한 것이라고 합니다따라서 여기서는 가장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는 이 RSA 알고리즘을 설명함으로써 공개키/개인키 기술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RSA 공개키 알고리즘은 이를 개발한 Ron Rivest, Adi Shamir, Leonard Adleman의 성의 첫 글자들을 조합하여 명명되었습니다

곧 살펴보게 될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의 경우 RSA 알고리즘 대신에 수학에서 타원 곡선 알고리즘(elliptic curve cryptography)’이라고 불리는 종류 속하는, ‘secp256k1 curve’를 채택한 ‘ECDSA(Elliptic Curve Digital Signature Algorithm)’ 등을 디지털 서명 알고리즘으로 이용하기 때문에비트코인이 RSA 알고리즘을 그대로 이용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하지만 그 기본적인 구현 원리는 RSA 알고리즘과 동일합니다.

㈀먼저평문(plain text) P를 암호화한 결과인 암호문(ciphertext)을 C라 하면 나머지를 구하는 연산을 mod로 표시할 때,

C = P^E mod N

의 관계에 서는 E와 N이 존재하게 됩니다예컨대, (E, N)가 (5, 323)일 때 P=123이면 C=225이 됩니다.

㈁그리고 이 경우 마찬가지로,

P = C^D mod N

의 관계에 서는 D도 존재하게 됩니다위의 경우에서 “123=225D mod 323”이 되는 D는 29입니다암호문 C가 있을 때 (D, N)을 알면 평문 P를 바로 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산수학의 논의에 따르면 실제 활용에서 상당히 큰 수가 되는 N을 신속하게 소인수 분해할 수 있는 기술(예컨대양자컴퓨팅의 실용화나 리만가설의 입증)이 발견되지 않는 한 E, N을 가지고 D를 알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 밝혀져 있습니다.

㈂이러한 RSA 알고리즘에 의한 공개키/개인키 쌍은 우선 도청이 불가능한 통신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과 비밀이 보장되는 통신을 하고자 할 경우 우선 특정 (E, D, N)의 숫자 집합을 구한 다음 전언(message)을 보내줄 사람에게 암호화키인 공개키 (E, N)으로 평문을 암호화하도록 하고 이렇게 암호화된 암호문을 받은 사람은 자신만이 가지고 있던 개인키인 복호화키 (D, N)를 가지고 이를 복호화하여 원래 전언인 평문을 획득할 수 있는 것입니다이 과정에서 암호화키인 공개키만이 외부에 전달되므로 복호화키인 개인키의 경우 전달 과정에서 도청될 가능성이 없습니다.

⓶ RSA 알고리즘의 활용 거래의 수단으로서의 인증

이외에도 특히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해서 이 공개키/개인키 쌍은 문서의 진정 성립 여부의 확인즉 인증(authentication)’을 위해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이는 보통 디지털 서명’ 또는 전자서명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마치 인감 제도와 같은 것을 컴퓨터 공학으로 구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현행법상으로도 그 법적 효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이 경우에는 거꾸로 암호화키를 개인키 내지 서명용 키로 사용하고 복호화키를 공개키 내지 검증용 키로 사용합니다만약 수신인이 공개키로써 복호화에 성공하여 평문을 얻을 수 있다면 이는 송신인이 그만이 알고 있는즉 개인키인 암호화키로써 암호문을 만들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됩니다. 수신인 입장에서 송신인 본인이 개인키로 암호화하는 방법으로 서명하였음을 확실히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블록체인 검증 네트워크를 이용하게 되는 거래 네트워크의 참가자들은 거래 상대방과 검증 네트워크에 이상과 같은 디지털 서명을 통해 거래 내용을 전달하게 되는데 이러한 디지털 서명’ 기술을 통해 그 거래가 송신인의 진정한 의사에 기하여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인감 제도의 수준 이상으로 확실히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전자서명법 제3조 제3항 참조)

요컨대현행법에 도입되어 있는 이 아이디어의 핵심은 암호화용 개인키와 복호화용 공개키의 고유한 쌍이 적어도 하나 이상의 거래를 위하여 거래 네트워크 참가자에게 할당된다는 점에 착안하여 그 공개키 또는 그 공개키에 기초하여 일정한 계산을 통해 변환된 주소를 그 거래 참가자의 신원(ID)을 대신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그 주소를 통해 특정되는 거래 참가자만이 주소에 대응하는 개인키(서명용 암호)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되도록 한다는 것에 존재합니다이렇게 하면 어떤 거래 참가자의 주소즉 일종의 신원을 알고 있는 다른 참가자는 그 거래 참가자가 정말 어떤 거래를 수행하였는지 여부(자신의 개인키로 암호화하였는지 여부)를 그 주소에 지정된 공개키로 복호화할 수 있는지 여부로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암호기술의 한계와 블록체인 기술

(1) 암호 기술의 한계와 극복

이상의 논의에 기초해서 생각해보면암호 기술은 ⓵거래 네트워크 속에서 공개키/개인키 쌍 중 공개키 부분 또는 이에 기초하여 계산된 주소로 특정되는 거래자들 사이에서 거래가 진정한 의사에 기하여 이루어진다는 점을 확실히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디지털 서명⓶검증 네트워크 속에서 이러한 거래들이 기록된 데이터 블록이 상호 일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확실하고도 효율적인 방법(해시 함수)을 제공해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각각은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우선디지털 서명은 개인키의 소지자가 서명을 한 것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줄 뿐 그 소지자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를 확인해주지는 않습니다예컨대비트코인과 같은 블록체인 기술에서는 특정 공개키/개인키 쌍에 기초해 고유한 주소를 생성함으로써 이 주소를 마치 신원을 식별하는 표시(ID)처럼 이용하여 거래 네트워크에 참가하는 참가자를 확정합니다이 경우 해당 블록체인 거래 네트워크에서 주소의 보유자가 거래를 하기 위하여 해당 주소에 고유하게 할당된 개인키로써 거래 내용을 암호화하게 되는데 이러한 암호문이 만약 그 쌍을 이루는 공개키에 의하여 성공적으로 복호화될 수 있다면 그러한 사실은 그 거래 내용이 위조된 것이 아니라 분명히 그 주소의 보유자에 의하여 송신된 것이라는 점을 입증해주는 것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더 나아가 그 주소의 보유자가 특정 여권번호를 가진 홍길동인지다른 성춘향인지를 특정해줄 수 있는 방법을 암호 기술이 제공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공인인증기관이 필요하게 됩니다.(전자서명법 제415조 제1항 참조하지만 이러한 한계는 블록체인의 경우에만 유별난 것은 아닙니다한국은행이 발행한 지폐나 동전즉 금전’ 내지 화폐’ 역시 그 보유자(점유자)에게 소유권이 인정될 뿐 그 자체로 소유자를 특정하는 방법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민법 제250조 단서 참조)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암호재산은 이와 같은 주소에 전적으로 귀속되기 때문에 누가 법률적으로 암호재산의 소유자인지의 문제는 원칙적으로 누가 개인키를 보유하는 방법으로 이 주소에 대하여 사실상 지배를 하고 있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될 것입니다이는 암호재산의 도난이나 편취를 어떻게 다룰 것이냐의 문제와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반면암호 기술의 둘째 한계는 극복되지 않는다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합니다재산의 장부상 이전과 같이 현실 세계의 상태 변화의 유효성이 그 직전의 상태에 순차적으로 의존되어 있는 경우에는 과거의 거래 기록들이 현재의 상태에 대한 궁극적인 근거가 되기 때문에 이와 같은 기록들예컨대 원장(ledger)’을 위조나 변조의 가능성이 없는 상태로 보존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암호 기술은 직접적으로는 두 데이터 블록의 일치 여부에 대한 판단에 기여할 뿐 불일치의 경우 어떤 데이터 블록이 무결성을 갖추었는지를 판단해주지는 못합니다이러한 상황은 시스템 외부의 권위 있는 중재자(국가)에의 의존을 불가피하게 해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 방법이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필명의 암호학자가 작성한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라는 9장 분량의 영어 논문에 의하여 수학적 증명과 함께 제시되기에 이릅니다.(https://bitcoin.org/bitcoin.pdf 2018년 2월 8일 기준 누리집 주소그리고 여기서 바로 이어서 그 요점을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일정 기간 동안 작성된 원장과 같은위에서 말한 한 묶음의 데이터를 이제 그냥 블록(block)이라고 불러보겠습니다역시 위에서 언급한 검증 네트워크’(이는 인터넷으로 서로 연결되어 통신하는 여러 컴퓨터들이 블록체인 알고리즘을 담고 있는 어떤 프로그램을 함께 동시에 실행하고 있는 경우 성립됩니다)의 각 참여자 컴퓨터(이하 이를 노드node’라고 하겠습니다)들은 함께 계속적으로 동일한 데이터(예컨대송금 거래와 같은상태 변화를 야기하는 사건)들이 담긴 블록을 생성시마다 자동적으로 배포받아 개별 저장하게 된다고 하겠습니다.

이 논문에 담긴 아이디어들 중 첫째는위 그림에서처럼 상태 변화에 대한 기록들예컨대 원장에 기재되어야 할 기록들을 일정한 컴퓨터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노드들에 모두 함께 저장해 나가되 그 과정에서 일정한 크기의 블록이 생성되면 이를 한 단위의 블록으로 삼아서 그 블록에 대한 해시 함수 값을 그 다음 순차로 생성되는 블록의 기록 내부에 쓰여질 한 가지 항목으로 포함시킨다는 것에 존재합니다이렇게 하면 아무리 오래 전 거래라고 하여도 과거의 어떤 거래 내역을 조금이라도 위조나 변조한 경우에는 그 이후의 블록에 포함되는 모든 해시 값들이 변화되어 위조나 변조된 데이터 블록들의 연쇄는 진정한 데이터 블록들의 연쇄와 쉽게 구분될 수 있게 됩니다거래 내역 일부의 작은 조작이라도 이와 체인처럼 엮어진 그 이후에 생성된 모든 데이터 블록들의 내용에도 변화를 가져오게 되므로 조작의 발생을 쉽게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결국 블록체인(blockchain)이란 용어도 이와 같은 아이디어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단지 효율적인 방법일 뿐 기본적으로 데이터 전체에 대한 해시 값을 비교하는 방법과 논리적으로는 동등한 것입니다. 문제가 있을 때 과연 어떤 보관자의 데이터가 조작되지 않은 원본인지에 대해서 판단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아닙니다.

블록체인의 간단한 도해 ]

그러나 이 논문에 담긴 두 번째 아이디어는 놀랍게도 어떤 보관자의 데이터가 조작되지 않는 원본인지에 대한 무결성 판단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블록의 봉인(sealing; closing)이란 개념을 도입하는 것에 기초해 있습니다. ‘비트코인(Bitcoin)’의 경우에는 블록의 봉인을 위해서 특히 작업증명(Proof of Work; PoW)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습니다.(동 논문 제3블록의 봉인은 이외에도 지분증명중요도증명 등 다른 방법을 이용하여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이하 작업증명에 의한 블록의 봉인에 대하여만 주로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작업증명에 의한 해당 블록의 봉인 내지 검인은㉠해당 블록이 일정한 크기가 도달하면 봉인을 위하여 내부에 해당 블록의 데이터를 기초로 제시된 수학 문제(해당 블록의 난이도 목표에 의해 주어집니다)와 그 해답(‘논스nonce’ 값이라 불립니다)을 포함시키도록 하고 이 항목들이 포함되면 그 순간 타임스탬프를 기록한 후 더 이상 해당 블록의 수정이 불가능하다고 선언한 후 모든 노드들에게 이렇게 봉인된 블록을 배포하여 검증하도록 하며㉡이렇게 검증이 마쳐지면 체인화라는 첫째 아이디어에 따라 이렇게 해답이 포함되어 봉인된 블록 전체에 대한 해시 값을 구해서 그 다음 블록에 한 항목으로 기재하여 포함시킨 후 마찬가지의 과정을 재차 시작하는 방식으로써 이루어집니다.

여기서 이 수학 문제는 해당 블록체인 프로그램에 의하여 노드 컴퓨터들이 협력하여 해결해야 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이 수학문제란 복잡한 것이 아니라 그 데이터 블록에 어떤 숫자(이는 보통 ‘nonce’라고 불립니다)를 추가해야지만 그 데이터 블록의 해시 함수 값이 미리 제시된 조건(보통 ‘target’ 값이라고 불리는 일정한 수보다 작아지는 조건)을 만족시키게 되는가와 같은 문제즉 ‘nonce’를 구하는 단순한 이산수학상의 문제입니다물론 문제는 단순하지만 그 해를 구하는 대수적 방법이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오로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고 이에는 상당한 컴퓨팅 파워가 소요됩니다.

비트코인 블록의 형식 ]

이제 이렇게 수학 문제와 해답을 포함시켜야만 비로소 해당 블록을 봉인할 수 있게 하는 이른바 작업증명의 방법이 도대체 왜 과거 거래 내역이 담긴 블록의 위조 및 변조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되는지 보겠습니다.

우선이 문제의 해결과 그 정답의 검증은 서로 비대칭성의 관계에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이 성질은 복호화가 불가능한 암호화 방법인 SHA256 함수의 특징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푸는 것은 – 단순히 데이터 블록에 대한 해시 값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 해시 값이 일정한 조건을 만족하게 해주기 위해 데이터 블록에 추가되어야 할 숫자를 구하는 것이기 때문에매번 상이한 숫자를 추가한 후 그 해시 값을 구해 조건 충족 여부를 확인해보는 단순 작업을 여러 차례 반복해야 합니다이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됩니다.

반면일단 이 문제를 풀어 ‘nonce’ 값을 구해내기만 하면 그 정답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단지 그 데이터 블록에 ‘nonce’를 추가해서 그 해시 결과 값을 구해보는 것즉 그 결과 값이 미리 제시된 조건을 충족시키는지만 보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검증에는 거의 시간과 노력이 들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논스 문제 해결과 검증의 비대칭성으로 인하여 ⓵작업증명 단계와 ⓶블럭 완성 이후의 단계 모두에서 위조나 변조의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됩니다그 이유는일단 작업증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면 그것이 정상적이라는 점즉 해당 블록이 제대로 봉인되었는지를 확인하는 데에는 아주 짧은 시간밖에는 걸리지 않기 때문에 이미 검증이 완성된 데이터와 다른 데이터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즉 위조와 변조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은 그 즉시 바로 판별해 낼 수 있다는 점에 존재합니다. 왜 이와 같은 즉시 판결 가능성이 위조를 방지하는지그 구체적 이유를 좀 더 자세히 풀어 설명하자면 이어지는 바와 같습니다.

첫째검증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전체 컴퓨팅 파워 중 적어도 과반수는 위조나 변조에 가담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받아들인다면 ㉠개인키/공개키 쌍 기술에 의하여 진정한 내용의 거래임이 확인된 거래 내역들이 블록을 형성하면서 적재되는 과정을 그대로 받아 저장하는 노드들의 컴퓨팅 파워가 위조나 변조를 시도하는 노드들의 컴퓨팅 파워보다 더 클 것이며 또한 ㉡거래 내역을 그대로 받아 저장하는 작업만을 하는 노드들은 이를 받아 추가적으로 위조나 변조의 작업을 하는 노드들보다 컴퓨팅 파워를 더 많이 논스 값을 계산하는 작업에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따라서 생성 중에 있는 데이터 블록에 대한 봉인은 위조나 변조를 시도하지 않는 노드들이 먼저 성공하게 됩니다그리고 비트코인과 같은 블록체인 프로그램은 이러한 봉인 작업즉 작업증명(Proof of Work)에 소요되는 시간을 10분 내외로 짧은 시간으로 난이도 조정의 방법을 통해 자동적으로 조절함으로써 –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 지날 때마다 nonce 값을 구하는 새로운 문제가 추가되기 때문에 대략10분 안에 위변조를 하려는 자는 위변조 작업과 함께 nonce 값도 가장 먼저 풀어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됨으로써 – 위조와 변조를 더욱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둘째만약 블록 완성 이후 이렇게 이미 생성 및 봉인이 종료된 블록에 대하여 위조 내지 변조를 시도하는 검증 네트워크의 일부 노드들이 있다면그들은 생성 중에 있는 데이터 블록에 대한 작업증명뿐만 아니라 조작을 시도하는 블록과 그 이후의 모든 블록에 대한 논스 값을 재계산하는 작업을단순히 생성 중에 있는 데이터 블록에 대한 작업증명만을 하는 대다수의 노드들의 작업 시간 이내에 처리해야만 그 위조 내지 변조에 성공할 것입니다그러나 이는 검증 네트워크의 과반수를 훨씬 넘어서는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지 않는 한 불가능합니다게다가 대략 10분마다 새로운 nonce 값 문제가 추가가 되기 때문에 영원히 위변조를 시도하는 자는 진정한 블록체인을 형성해나가는 대다수 노드들의 컴퓨팅 파워를 극복하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⓵작업증명 단계와 ⓶블럭 완성 이후의 단계 모두에서 위조나 변조의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그 결과 이전에 제기한 문제즉 상호 불일치의 경우 과연 누구의 데이터 블록이 진짜인지를 가릴 수 있는 수단이 마련되게 됩니다

현실 세계에서 미리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이 발생하는 것에 따라 그 내용(데이터)이 그때마다 모든 네트워크 참가자들에게 배포되고 그 결과로 각자에게 그러한 데이터들이 하나의 데이터 블록을 구성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모이게 되면 즉시 자동적으로 이 블록 후보에 포함되어 있는 문제를 그 모든 네트워크 참가자들이 협력해서 풀어내는 작업이 시작됩니다그 결과로 누군가로부터 해답을 얻게 되면 그 해답을 해당 데이터 블록에 기재하고 그 블록을 완성하게 됩니다이렇게 완성된 블록은 다시 모든 네트워크 참가자들에게 배포하게 됩니다그러면 이를 배포받은 참가자들이 이렇게 받은 블록 속 ‘nonce’를 자신이 보유하는 데이터 블록에 합체하여 그 해시 값을 구한 다음 이를 배포된 블록의 해시 값과 대조해 정말로 일치하는지를 보면 간단히 자신이 보유하는 데이터 블록의 무결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논스 문제 해결과 검증의 비대칭성만약 자신이 보유하는 데이터 블록의 해시 값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보유한 데이터 블록은 폐기하고 배포된 것으로 대체하게 될 것입니다상호 불일치의 경우 완전무결한 데이터 블록이 어떤 것인지를 가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요컨대블록체인 기술의 기초가 되는 아이디어는⓵어떤 데이터 블록의 완성을 위해서 이와 같은 문제와 그 해답즉 ‘target’ 값과 ‘nonce’ 값 역시 그 데이터 블록 자체 내에 그 일부로서 반드시 포함되어야만 하고⓶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렇게 검증이 완료된 데이터 블록의 해시 값을 그 다음에 시간적으로 이어지는 데이터 블록 내에도 그 일부로서 포함시켜 블록들을 체인처럼 연결시킨다는 발상에 있습니다.

한 가지 부언하자면물론 이러한 네트워크에 연결된 컴퓨터(, ‘node’)들에는 이와 같은 알고리즘을 구현한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어야 하고 만약 이 프로그램 자체가 해킹이 된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소위 피어 투 피어(Peer-To-Peer)’ 방식 내지 이를 기반으로 한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 방식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설사 어떤 컴퓨터에 설치된 프로그램 자체에 해킹이 이루어지더라도 이러한 해킹은 일부 노드들에 대해서만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전체 네트워크의 무결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요컨대블록체인의 최초 시동 시점에서 – 비트코인의 경우 – 약 10분 단위마다 추가되는 nonce 값 문제들의 해결을 시계열로 체인처럼 지속적으로 결합시키고 또 누적시킴으로써 과거의 일부 거래 내역을 위변조하려는 자들에게 이를 추적하여 능가하고 추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불허한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암호기술의 데이터 무결성에 대한 기술적 해결책을 제공한 것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입니다

(2) 블록체인 기술의 정의

하지만 여기까지의 설명은 원장을 분산 저장하면서도 그 위조 내지 변조 가능성을 차단하는 그러한 방법의 이론적 가능성에 대한 설명일 뿐이지 그렇다면 도대체 왜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이러한 검증 네트워크에 참여하여 자신들의 컴퓨팅 파워를 제공할 동기까지 설명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블록체인 기술은 검증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유지할 유인을 참가자들에게 반드시 제공해야만 합니다거래 네트워크의 주소 정보들을 포함한 거래 데이터들의 내역들을 보관하고 지속적으로 검증하는 역할을 하는 검증 네트워크의 참가자들즉 노드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어떤 유인이 제공되어야만 하며 이러한 유인이 없는 경우 검증 네트워크의 구성과 유지가 불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사실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은 이상에서 설명한 공지공용의 기술인 암호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활용하여 검증 네트워크의 참가자들에게 검증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과 동기를 제공하는 알고리즘에 있으며 이러한 알고리즘을 구성하는 방법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지만 그 공통적인 측면을 파악할 수는 있습니다.

예컨대유명한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1)거래 네트워크가 하는 기능이 비트코인이라고 하는 무형의 대상을 그 일억 분의 일을 단위(‘사토시’ 단위)로 하여 거래 네트워크 참가자들 사이에서 이전되도록 하는 것이고 여기서 (2)검증 네트워크가 하는 기능은 이러한 거래의 진정성 검증과 거래 내역의 무결성 검증을 확보하는 것입니다따라서 비트코인 블록체인 시스템은검증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노드들에게는 이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되는 무형의 대상인 비트코인 그 자체를 검증 활동에 대한 대가로서 특수한 알고리즘에 따라 신규 발행(거래 내역 무결성 검증)하거나 수수료 지급(거래 진정성 검증)을 하는 방식으로 유인을 제공합니다.

이 무형의 대상이 바로 해당 신뢰 네트워크에 대한 지분권으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암호재산’, 즉 암호화폐’ 내지 가상통화/가상화폐입니다위에서 말한 블록의 봉인에 협력하는 대가가 그와 같은 블록의 봉인에 의하여 무결성을 지켜내려고 하는 거래의 대상 그 자체로서 주어지는 것입니다.

사실 비트코인 검증 네트워크의 경우는 특별히 화폐와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무형의 대상을 창조하기를 원했던 사람에 의하여 설계되었기 때문에 이상과 같은 최소한의 알고리즘을 채택한 것이지만 나아가 해당 블록체인의 설계 목적에 따라서 거래 내역 무결성 검증과 거래 진정성 검증 이외의 기준으로도 해당 블록체인이 창조하는 무형의 대상즉 암호재산을 발행하고 배분하는 알고리즘을 채택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예컨대블록체인의 저장 공간을 제공하는 노드들에 일정한 기준에 따라 암호재산을 발행하거나 배분할 수도 있고블록체인 자체의 유지와는 무관한 활동즉 블로그에 글을 작성하여 게시한 후 다른 참가자들의 추천을 받은 횟수에 따라서 암호재산을 발행받거나 배분받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이러한 유인 제공 알고리즘들을 대체로 작업증명(Proof of Work)’, ‘지분증명(Proof of Share)’, ‘중요도증명(Proof of Importance)’ 등 세 부류로 나누는 것이 보통이라는 점은 이미 언급한 바와 같습니다.

나아가 거래의 방법도 단지 암호화폐의 일방적이고 무조건적인 이전이 아니라 미리 정해진 복잡한 계약 프로그램에 따르게 만드는 소위 스마트 계약’ 방식도 존재하며 이는 현재 더 개선된 블록체인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이는 흔히 블록체인 2.0’이라고 불리며 그 대표적인 것으로는 이더리움etherium’ 블록체인 시스템이 있습니다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비트코인 블록체인 시스템을 설명하면서 약간의 설명을 함께 덧붙이도록 하겠습니다그리고 블록체인 2.0’ 구조에 지분증명(PoS)에 의한 봉인방법까지 채택하여 비효율적인 컴퓨팅 파워의 낭비를 줄이고 나아가 여러 암호재산 사이의 연결성에 주목하는 방식을 블록체인 3.0’이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용례입니다.

결국성공적으로 활성화된 블록체인은 일차적으로는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라는 기초적인 내재적 가치를 지니게 되고 그 이외에도 여러 응용된 형태의 블록체인의 경우 그 이외의 내재적 가치도 함께 지니게 됩니다결국 유인과 동기의 제공을 위하여 그 내부에서 발행되고 거래되는 무형의 대상은 이와 같은 신뢰 네트워크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쌓아온 가치에 대한 지분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자발적인 동기 하에 탈중앙화된 형태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그 네트워크의 가치에 대한 지분으로서의 무형의 대상이 창조되어야만 하고 이것이 바로 암호재산’ 내지 암호화폐인 것입니다.

요컨대블록체인 기술은 ㈀이상과 같은 핵심 암호 기술을 토대로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분산된 원장 정보의 유지와 검증에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도록 설계된 알고리즘을 갖춘 컴퓨터 프로그램과 ㈁이러한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하드웨어 그리고 ㈂이러한 하드웨어들을 연결하는 통신망 등이 유기적으로 참여자들 각자의 동기 부여에 의하여 분산적으로 운용되도록 하는 기술이라고 정의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암호 기술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단순히 기계적으로만즉 기계의 작동만으로 구현될 수는 없다는 특징이 있습니다따라서 암호재산에 의한 보상이 없이는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유지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암호재산은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블록체인의 핵심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의 암호 기술과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시연은 다음의 누리집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2018년 2월 8일 기준)

https://anders.com/blockchain/

블록체인의 성공적인 실현 사례 비트코인

(1) 비트코인의 개요

마지막으로 실제로 구현되어 작동하고 있는 블록체인의 검증 네트워크에 노드로 참여하는 구체적 사례즉 비트코인 사례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비트코인 검증 네트워크에 참여하기 위하여 참가자는 자신의 노드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이는 https://bitcoin.org/ko/download 등과 같은 누리집에 접속하여 노드 구축용 프로그램(무료 오픈소스로 MIT 라이센스하에 배포됩니다)을 다운로드받아 설치하는 것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이 프로그램이 설치되는 컴퓨터는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기만 한다면 평범한 사양의 가정용 컴퓨터이어도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이렇게 노드 구축용 프로그램즉 일명 채굴용’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실행시키면 컴퓨터 전원을 내리지 않는 한 ⓵거래 검증(거래 진정성 검증)과 ⓶블록 검증(거래 내역 무결성 검증)을 자동적으로 수행하게 됩니다예컨대해당 컴퓨터가 가끔씩 채굴에 성공하는 경우즉 ‘nonce’를 찾는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하게 되는 경우 이에 대한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신규로 발행받게 됩니다.

마지막으로비트코인 거래’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것은 더욱 간단합니다비트코인 프로토콜에 부합하는 형식을 갖춘 ⓵개인키/공개키 쌍과 이를 기초로 할당되는 ⓶비트코인 주소를 발급받으면 되기 때문입니다그 다음 소위 노드들과의 통신을 담당하는 지갑 프로그램을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에서 실행함으로써 개인키를 통해서 자신의 비트코인 주소에 보유한 비트코인을 이전시킬 수 있고 자신의 비트코인 주소를 타인에게 알려줌으로써 비트코인을 이전받을 수 있습니다이렇게 보유한 비트코인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서는 단지 개인키와 공개키를 종이에 출력해서 금고에 보관하거나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여러 저장장치에 중복 저장해서 보관하면 됩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비트코인’ 검증 네트워크의 경우 이 검증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노드들에게이 네트워크의 중개를 통해 거래 네트워크 속에서 거래되는 무형의 대상인 비트코인’ 자체를 바로 그 검증 활동에 대한 대가로서 특수한 알고리즘에 따라 신규 발행(거래 내역 무결성 검증)해주거나 수수료 지급(거래 진정성 검증)을 하는 방식으로 유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 비트코인 원장의 데이터 구조

이제 위에서 그림으로 보았던 비트코인 블록의 거래 내용’ 부분(위 [비트코인 블록의 형식] 그림 참조)의 데이터 구조즉 원장 양식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경우에 거래 내용이 되는 현실 세계에서 미리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발생하는직전 상태변화의 결과에 기초하여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가진 상태 변화(state change)의 사건들은 다름 아닌, ‘비트코인이라고 불리는 무형의 대상의 ⓵신규 생성에 따른 주소 귀속(Coinbase Transaction)과 ⓶이전에 따른 귀속 주소의 변경(Transfer Transaction) 두 가지입니다비트코인 블록체인의 거래 내용은 하나의 ⓵코인베이스 거래와 여러 개의 ⓶이전 거래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하나의 블록 속에서 보면 코인베이스 거래가 블록 생성과 함께 가장 먼저 기록되고 그 다음 순서대로 이전 거래들(Transfer Transactions)이 기록되게 됩니다.

여기서 코인베이스 거래란 작업증명을 성공시켜 하나의 블록의 봉인을 가능하게 해준 노드에게 그 보상으로 신규 발행되는 비트코인의 양과 그 귀속 주소를 내용으로 하는 거래를 말합니다이처럼 비트코인이 신규 발행되는 거래는 유일하게 코인베이스 거래만이 있습니다.

반면 거래 네트워크 참가자들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이전 거래들을 나타내는 거래 원장’ 하나는 아래 그림과 같은 데이터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비트코인 블록체인 속 거래내용 단위의 데이터 구조])에서 ‘INPUT’은 비트코인 송금을 의미하며 ‘OUTPUT’은 비트코인 수금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INPUT’ 정보 부분즉 비트코인 송금 정보에는⓵송금의 대상이 되는 비트코인이 직전에 어떤 ‘OUTPUT’에서 수금되었던 것인지를 그 거래 원장 식별번호(Transaction ID)와 ‘OUTPUT’ 번호(index)를 통해 특정하는 내용과 ⓶송금하는 주소 보유자의 개인키가 핵심이 되는 서명’(개인키 이외에 이른바 – 아래 검증 스크립트verifying script’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 ‘해제 스크립트unlocking script’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및 이와 쌍을 이루는 공개키가 기록되어 있습니다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이렇게 서명이 ‘INPUT’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비트코인 보유자가 자신의 의사로 송금했다는 증거가 됩니다이처럼 모든 ‘INPUT’은 이와 쌍을 이루는 비트코인 수금 정보즉 ‘OUTPUT’을 갖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이는 일종의 복식부기법(double-entry bookkeeping)’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OUTPUT’ 정보 부분즉 비트코인 수금 정보에는⓵수령하는 비트코인의 사토시 단위로 표현된 수량과 ⓶수령하는 주소에 할당된 공개키 및 ⓷이 글에서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 검증 스크립트’ 내지 잠금 스크립트locking script’ 프로그래밍 코드가 기록되어 있습니다.(이 코드는 아직 소비되지 않은 비트코인 정보가 담긴 아웃풋(UTXO)’ 속 비트코인이 향후 소비되기 위해 충족되어야만 하는 조건을 정하고 이를 검증하는 코드로서 이를 통해 – 이른바 튜링 완전성을 갖추지 못한 간단한 수준의 – ‘스마트계약을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위에서 이미 본 바가 있는 하나의 비트코인 블록에는 이렇게 거래 식별 번호로 특정되는 거래 원장’ 여러 개가 코인베이스 거래’ 원장에 이어서 순서대로 기록되어 있는 것입니다여기서 ‘INPUT’과 ‘OUTPUT’ 쌍의 시간적 계열에서 맨 마지막 쌍의 ‘OUTPUT’이 되는아직 송금이 이루어지지 않아 최종 주소 보유자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을 UTXO(Unspent Transaction Output)이라고 말한다는 것은 이미 본 바와 같습니다. “https://blockchain.info/charts/”에 따르면 2018. 4. 9. 9:00 현재 비트코인 블록체인 내 모든 UTXO 내의 비트코인들의 수량 총계는 16,968,113개입니다비트코인의 발행한도는 21,000,000개이며 코인베이스 거래에 의하여 이 수량이 모두 발행되면 더 이상의 코인베이스 거래는 일어날 수 없게 됩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 속 거래내용 단위의 데이터 구조 ]

마지막으로위 거래원장’ 개념과 관련하여 간략하게 이더리움(ethereum)’과 같은 블록체인 2.0’의 기초적인 아이디어를 소개하겠습니다위에서 ‘INPUT’ 정보 부분즉 비트코인 송금 정보에는 ⓶송금하는 주소 보유자의 개인키가 핵심이 되는 서명(‘개인키’ 이외에 이른바 – 아래 검증 스크립트verifying script’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 ‘해제 스크립트unlocking script’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및 이와 쌍을 이루는 공개키가 기록되어 있다고 하였습니다이 서명과 공개키’ 중 서명은 송금하는 주소 보유자즉 사람이 직접 컴퓨터나 스마트폰 상에서 집행하는 것임은 물론입니다하지만 이 서명’ 부분이 사람에 의하여 직접 수행되는 방식 이외에도 사전에 특수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코딩되어 정해진 바 그대로 자동적기계적으로 수행되도록 한다면 편리할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예컨대일정한 금액을 모금함에 있어서 그 모금된 금액이 일정 금액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송금자에게 그대로 기부금을 반환하고 일정한 금액 기타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모금자에게 이체되도록 하는 크라우드펀딩이나 보험 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이러한 형태의 블록체인은 거래 참여자의 주소 내지 계정(, ‘공개키’)을 살아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미리 코딩이 된 프로그램에게도 할당해주고 후자의 경우 개인키의 서명이 오로지 그 프로그램에 따라서만 수행되도록 하기만 하면 실현될 수 있습니다. ‘이더리움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공개키즉 주소 내지 계정이 할당된 프로그램 단위를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라고 부르고 그 프로그램을 코딩하는 프로그래밍 언어로서 솔리디티(solidity)’ 등을 채택하고 있습니다이러한 블록체인 2.0 기술은 블록체인을마치 인터넷으로 연결된 수많은 컴퓨터 하드웨어들 위에서 통일적으로 작동하는 하나의 거대한 운영체제처럼 만들어 주는 셈이 되며, ‘스마트 컨트랙트는 그 위에서 탈중앙화된 형태로 확실한 신뢰성을 갖고 실행되는 하나의 응용프로그램(application)으로서의 지위를 갖게 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블록체인 기술과 이를 기초로 하여 객관적으로 인식 내지 식별될 수 있는 존재가 되는 암호재산 내지 가상통화의 기술적 개념을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이하에서 하나의 그림으로 비트코인의 자료구조를 정리해보았습니다.

비트코인 자료구조 ]

2. 물건화폐 그리고 재화

암호재산의 존재론

(1) 이른바 제도적 사실에 관련한 법철학에서의 논의

피청구인 기타 많은 사람들이 이상과 같은 기술적 배경을 가진 암호재산에 대하여 의혹의 눈길을 치우지 못하는 여러 이유들의 기저에는 암호재산이 단지 이름만을 가졌을 뿐 그 물질적인 기반이 없는 순수한 관념즉 일종의 허깨비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가상통화’ 등과 같은 이름은 가졌지만 그 실체는 단지 서로 경계를 짓기 어려운 다수의 컴퓨터 간 전기적 신호나 그 기록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바로 그것입니다.

따라서 암호재산의 재산권 대상성을 논하기 위해서는 그 기초가 되는 논의로서 암호재산의 존재론적 지위와 같은 것을 논의하는 작업이 선행되는 것이 – 비록 다소 철학적 논의의 성격을 강하게 가질 수밖에 없지만 – 어느 정도 필요합니다여기서는 유력한 법철학적 견해인 법실증주의의 한 최신 조류와 관련시켜서 이와 같은 논의를 소략하게나마 전개하려고 합니다.

권리나 의무와 같이 그 자체로 형상이 없는 관념에 대하여 실재로서의 지위를 인정함으로써 실증주의를 법의 영역에서 더욱 확고하게 하려는 현대의 법철학적 시도 가운데 하나가 이른바 제도적 법실증주의라고 하며 법철학자 심헌섭의 논문 바인베르거의 제도적 법실증주의’(이는 한국법철학회가 편집한 현대법철학의 흐름이란 법문사 1996년 간행 도서에 포함되어 있음등에 의하여 국내에 소개된 바도 있습니다이 제도적 법실증주의는 현대 언어철학자 존 설(John R. Searle)의 제도적 사실’ 이론에 그 사상적 기초를 두고 있고 제도적 법실증주의의 제도적이란 개념은 이 제도적 사실에서 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존 설이 말하는 이 제도적 사실(institutional fact)’이란 용어의 뜻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존 설의 철학에 대한 약간의 배경적 지식이 필요하게 됩니다.

존 설은 어떤 존재론적 개념을 표현하기 위하여 실체(entity)’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그리고 그는 소위 존재론적으로 주관적이면서 인식론적으로 객관적인 실체라는 것을 말하면서우리가 쉽게 존재성을 인정하곤 하는 어떤 것이 사실은 존재론적으로 주관적인 실체(ontologically subjective entity)이면서도 인식론적으로는 엄연히 객관적인(epistemically objective)것일 수 있다는 중요한 주장을 합니다예컨대어떤 사람이 한 공적인 약속과 이에 따른 의무와 같은 것이비록 물질이 아니라 사람들의 정신적 상태에만 의존하는 것으로서 존재론적으로 주관적인 것이지만누구라도 인정할 수 있는 무엇인가로서 인식론적으로 객관적인 것으로 볼 수 있는 어떤 실체일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존 설은 이와 같은 존재론적으로 주관적이면서 인식론적으로 객관적인 실체가 인간의 경우 인간이 가진 언어적 능력에 의하여 용이하게 창조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⓵우선어떤 언어적 문장이 가진 의미 자체도 이와 같은 존재론적으로 주관적이면서 인식론적으로 객관적인 실체가 되며 이를 존 설은 언어론적 제도적 사실(linguistic institutional fact)라고 합니다⓶나아가 그는 주로 언어의 특수한 작용즉 선언(declaration)’에 의해서 이미 언어적 의미를 넘어서 있는 제도적 사실이 있다는 점을 존 설은 지적하며 그 대표적인 예로 정부와 화폐를 들고 있습니다이와 같은 것을 비언어적 제도적 사실(non-linguistic institutional fact)이라고 존 설은 부르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존 설의 철학과 같은 현대 철학과 제도적 법실증주의와 같은 현대 법철학은관행 기타 공동체의 보편적 습관이나 약속에 의하여 무형의 존재가 창설될 수 있으며 이는 물질적 기반을 가진 존재만큼이나 현실적이라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암호재산의 존재론적 성격은 존재론적으로 주관적이면서 인식론적으로 객관적인 실체로서 비언어적 제도적 사실에 해당될 수 있으며만약 그 존재론이 부정되어야만 한다면 정부나 화폐’, ‘청구권’ 등과 같은 여타의 무형의 존재도 마찬가지로 부정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그 존재론이 별다른 것이라기보다는 이미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유형의 존재임을 알 수 있다 할 것입니다.

(2) 암호재산의 인식론적 객관성과 존재론적 주관성

이상과 같은 간략한 철학적 평가에 기초한다면 암호재산이 실체가 없는 허깨비에 불과하다는 세간의 의혹은 암호재산의 존재론이 부정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단지 새로운 현상에 아직 많은 사람들이 익숙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합니다

물론 존재론에서의 어떤 철학적 변호가 바로 암호재산 자체의 재산권의 대상으로서의 자격까지 입증하는 것은 아니므로그 존재론적 지위와 재산권의 대상성 여부는 서로 구별되는 별개의 논점이라고 여겨져야 하겠습니다하지만단지 사람의 정신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존재론적 주관성만약 모든 사람들에 의하여 그 객관적인 파악이 가능한 대상으로서의 성격(인식론적 객관성)이 있는 경우라면 이는 존재하는 것으로서의 자격을 갖출 가능성을 가졌다는 평가가 가능하며사람들의 여러 사회적 활동들의 많은 부분들이 실제 이와 같은 무형적 실체들에 기초하여 수행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는 것은 암호재산의 재산권 대상성을 둘러싼 논의에 있어서 하나의 선결문제로서의 의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미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론적으로는 주관적이어서 그 위조와 변조의 위험을 내재할 수밖에 없는 그런 관념적 존재(장부상 거래에 의하여 이전되는 무형적 단위)에 대하여 인식론적으로 완벽하게 객관적일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그런 공학적 기술을 제공하는 것을 그 핵심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 철학의 관점에서 보면 – 블록체인 기술은 다름 아니라 바로 비언어적 제도적 사실이라는 법철학적 존재의 한 유형을 창조하는 컴퓨터 공학적 기술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할 것입니다.

이처럼 암호재산이 어떤 객관적 대상으로서 존재하는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비로소 우리는 이제 다음 단계로 그 재산권 대상성 여부를 논할 수 있게 됩니다.

암호재산은 재산권의 대상인가?

(1) 무형의 대상으로서의 암호재산

민법 제98조는 물권의 대상이 되는 물건을 정의하면서 본법에서 물건이라 함은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그리고 동법 제192조 제1항은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는 점유권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또한 동법 제211조는 소유권의 내용을 정하면서 소유자는 법률의 범위내에서 그 소유물을 사용수익처분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여기서 소유물은 소유로 된 물건을 의미한다는 것은 민법 제262조의 해석상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의하여 거래의 객체인 것처럼 다루어지는 무형의 대상이 유체물은 아니지만 만약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의 일종으로 해석될 수만 있다면 이는 이미 물건이라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그 소유권의 객체성을 긍정하는 데에 아무런 장애도 없을 것입니다하지만 블록체인에서의 거래의 객체인 무형의 대상이 전기와 같은 자연력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논증은 – 비록 이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겠지만 – 이설이 없는 수준의 명백한 형태로까지 진술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따라서 암호재산이 민법상 물건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경우를 대비한 예비적 논의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권리의 객체에 오로지 물건만이 있다고 해석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민법학계의 통설적 견해입니다. 물권의 객체는 물건이고 채권의 객체는 급부행위이며 형성권의 객체는 법률관계이고 권리질권과 같은 권리상의 권리의 객체는 권리가 객체이며 무체재산권의 객체는 저작물이나 발명 등 무형의 정신적 산물이 그 객체라는 것입니다.(박영사 간행 민법주해 2권 제2)

따라서 암호재산이 물건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를 소유권과 비슷한 성격을 갖는 어떤 물권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해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민법 제185조는 물권의 종류를 다루면서 물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는 외에는 임의로 창설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이른바 물권법정주의를 천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이상의 여러 권리 객체들도 물권법정주의 테두리 내에서 인정되고 있을 뿐입니다따라서 물리적 차원에서는 단지 컴퓨터 시스템에서 전압 신호의 존재와 부재에 의하여 구현될 뿐인 추상적 개념에 불과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의하여 거래의 객체인 것처럼 다루어지는 무형의 대상에 대하여 과연 객체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와 그러한 인정이 가능하다면 이에 대하여 어떤 권리가 성립될 수 있는지가 현재 명백한 상황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렇기 때문에 입법에 의한 제도권 편입이 없는 한 아무런 권리 대상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도 분명 존재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비록 국가가 물권즉 재산권(property right)의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 존재성을 부정할 수 없는 다양한 사회적 이익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고 이러한 이익들 중에는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보호가치가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하지만 국가가 법률 또는 법원의 승인을 통해서 관습에 기초한 법적 지위를 물권의 일종으로 인정하지 않는 한 이를 법률적 의미의 물권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는 점은 위 민법 제185조에 담긴물권적 권리는 오로지 국가의 인정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상에 비추어 볼 때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비트코인과 같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의하여 거래의 객체인 것처럼 다루어지는 무형의 대상이 관습법에 의하여 암호재산권이라고 하는 물권의 객체가 될 수 있는 것인지를 살펴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암호재산에 대하여 어떤 물권과 같은 권리가 민법 제185조에 의하여 관습법상 물권으로서 인정될 수 있는지를 이하에서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민법 제1조는 법원에 관하여 민사에 관하여 법률에 규정이 없으면 관습법에 의하고 관습법이 없으면 조리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통설적 견해에 따르면 관습법은 ⓵관행의 존재⓶법적 확신의 취득⓷국가의 시인 등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성립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곽윤직민법총칙신정판 28이러한 관습법에 의하여 물권이 민법 제185조에 따라 창설되었다고 법원이 인정하고 있는 대표적인 예로서 분묘기지권이 있습니다.

첫째 요건과 관련하여, ‘암호재산권에 관한 관행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의문은 없습니다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최소한 300만 명 이상의 국민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의하여 거래의 객체인 것처럼 다루어지는 무형의 대상을 일종의 물권적 지배권의 대상으로 보고 거래를 하고 있는 실정이고 국제적으로는 수억 명의 사람들이 이 거래에 오랜 기간 참여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따라서 둘째 요건과 관련해서도 이에 대한 법적 확신이 성립되었다는 점 역시 충분히 인정될 수 있으며 다수의 국민이 암호재산 거래소의 용역을 이용하기 위하여 동의하게 되는 각종 약관 규정들의 여러 표현을 보거나 정부 금융당국에서도 사업소득에 따른 소득세나 법인세 나아가 양도소득세 과세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상태를 고려하면 이를 인정하는 것이 사실문제로서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또한 셋째 요건과 관련하여최근 수원지방법원의 한 판결(수원지방법원 2018. 1. 30. 선고 20177120 판결)이 비트코인에 대한 몰수를 긍정하였기 때문에 비록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는 상태이기는 하지만 일응 국가의 시인도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겠으며 헌법재판소가 향후 이와 같은 시인 내지 승인을 최상급 사법기관으로서 최초로 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현재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의하여 거래의 객체인 것처럼 다루어지는 무형의 대상에 대한 물권은 이것이 물건에 대한 민법상 소유권의 성질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관습법상 인정되고 있는 물권이라고 청구인은 주장하는 바입니다이러한 물권은 소유권이 아니라면 일응 암호재산권이라 부를 수 있으며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의하여 거래의 객체인 것처럼 다루어지는 무형의 대상은 암호재산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이러한 용어법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이어서 추가로 논하도록 하겠습니다.

암호재산은 화폐 또는 통화인가?

종래 한국에서 암호재산은 가상통화’ 내지 가상화폐라고 흔히 불려왔으며 해외에서는 주로 암호화폐(cryptocurrency)’라고 불리는 것이 보통입니다.이와 같은 상황을 볼 때 암호재산은 적어도 통화’ 내지 화폐와 같은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게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나아가 암호재산이 수량적으로 균일하게 계량되는 단위를 사용하고 있고 공간적 이격에 제약을 받지 아니하고 전자적으로 이체가 가능하며 그 자체의 사용적 가치는 직접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화폐나 통화와 유사한 점을 가지고 있음을 역시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혹자는 가치의 급격한 변동 등 가치안정성 부재가 암호재산이 화폐와 구분되는 주요한 특징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암호재산을 화폐로 표현한 교환가치로 평가할 때 그렇다는 것에 불과하고특정 국가의 화폐가 다른 국가의 화폐로 표현한 교환가치로 평가될 때 마찬가지로 환율의 급격한 변동 등의 현상을 보여주는 경우가 흔히 있기 때문에 정도의 차이에 불과한 이와 같은 현상을 근거로 암호재산이 화폐나 통화가 아니라고 논할 수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법률적인 관점에서 보면 암호재산은 단지 재산권의 대상이 되는 재산일 뿐 통화나 화폐로 여겨질 수는 없습니다.

우선, ‘화폐가 아니라는 점은 한국은행법에 의하여 명백합니다.

47(화폐의 발행화폐의 발행권은 한국은행만이 가진다.
47조의2(화폐단위① 대한민국의 화폐단위는 원으로 한다.
② 원은 계산의 단위가 되고 100전으로 분할된다.
③ 원은 영문으로 WON으로 표기한다.
④ 전은 영문으로 JEON으로 표기한다.
48(한국은행권의 통용한국은행이 발행한 한국은행권은 법화(法貨)로서 모든 거래에 무제한 통용된다.

그러나 나아가 통화라고 불리는 것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이는 기본적으로 통화 개념이 경제학적 개념이기 때문입니다경제학적으로 보면 유동성(liquidity)이 통화가 갖는 대표적 성질이나 모든 자산은 크든 작든 간에 어느 정도의 유동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정운찬거시경제론3판 352따라서 암호재산이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해서 바로 이를 통화라고 성격규정한다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암호재산이 통화인지에 대한 대략적인 판단이 법률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첫째이는 암호재산과 이에 관련된 상품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등의 적용대상 여부(특히 제3조 등)를 판단하는 등 금융상품에 대한 규제적 법률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것에 이러한 성격 규정이 필요해지기 때문이고 둘째부가가치세법 제26조 제1항 11호가 정하는 면세대상으로서의 금융•보험 용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의 해석과 관계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한편이론적인 차원을 떠나서 암호재산이 관습적으로 통화라고 불리는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사실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경제학적으나 통계학적으로 통상 통화를 IMF가 사용하는 용어에 따라 M1, M2, M3로 나눕니다암호재산이 가장 널리 사용되는 통화의 범위인 M+ M2나아가 M3에도 속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길게 논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암호재산을 화폐나 통화로 분류하고자 하는 입장이 그들의 논의를 향후 성공시키지 못하는 동안에 있어서는우리는 암호재산은 일반적인 자산에 속할 뿐 종래 화폐나 통화로 불리던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일단 생각할 수 있으며 이러한 입장이 현재 추가적인 논증 책임을 부담한다고 여겨지지는 않습니다.

혹자는 통화로 보지 않으면 바로 부가가치세법의 과세대상이 된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통화 이외에도 많은 재화들이 부가가치세법 제26조에 따라 면세대상일 뿐만 아니라 아래에서 다시 살펴보는 바와 같이 통화성과 부가가치세법 과세대상 여부는 서로 구분되어야 할 별개의 문제입니다.

용어의 문제 가상증표가상화폐가상통화암호화폐암호재산

청와대도 암호화폐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어지는 정부대책 속에서 암호재산은 여전히 가상통화라고 불리고 있습니다물론 위에서 논한 바와 같이 암호화폐와 가상통화는 모두 정확한 용어는 아니지만 가상통화는 또 하나의 측면에서도 역시 부정확하다는 점에서 더 나쁜’ 용어입니다사실 암호재산은 아직 화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상적인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은 우리가 가상적(virtual)’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다른 경우들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우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진짜 존재하는 것처럼 경험하게 하지만 사실은 그것이 진짜가 아닐 때 가상적이라는 말을 씁니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나 가상현금(virtual cash)’ 또는 가상메모리(virtual memory)’ 등의 경우를 보면 이를 알 수 있습니다그래서 가상적이라는 말은 우리 경험을 속여 실제가 아닌 것을 실제인 것처럼 착각하게 한다는 그런 부정적 느낌을 주기 쉽습니다.

하지만 암호재산은 단지 형태가 없을 뿐 그 자체로는 엄연히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습니다이는 단지 어떤 것에 대한 경험만을 꾸며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이를 현대철학은 존재론적으로는 주관적이지만 인식론적으로는 분명히 객관적인 존재라고 부른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자 합니다저작권이나 우정부부와 같은 가족관계심지어는 암호재산을 단속하고자 하는 국가나 정부 자체도 모두 형태가 없지만 누구도 그 존재를 부정하고 있지 않습니다그래서 그 가상이란 접두사는 부적절하다고 여겨집니다한편암호재산은 화폐는 아니지만 국가에 따라서는 지급결제기능이 인정되기도 합니다.(일본 등따라서 기능상 화폐처럼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고 따라서 화폐라는 표현 부분은 아주 틀린 것은 아닙니다

최근 법무부는 가상증표라는 표현을 제안한 바가 있습니다하지만 증표는 어음이나 복표처럼 어떤 권리관계를 표창하거나 증명하는 유형물을 지칭할 경우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암호재산에 대한 명칭으로서 전혀 적절하지 않습니다암호재산은 마치 통상적인 물건과 같이 그 자체로 재산권의 대상이므로 그것이 다른 권리를 표창하는 것으로는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시계에 대한 소유권이 있다고 시계를 시계 소유권의 증표로는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치입니다.

이러한 논의에 비추어 볼 때 최근 해외에서 종종 사용되는 암호재산(crypto-property)’ 또는 암호자산(crypto-asset)’이란 용어가 가장 무난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암호재산권자의 확정

암호재산은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공개키즉 주소 내지 계정에 전적으로 귀속되기 때문에 누가 법률적으로 암호재산의 소유자인지의 문제는 누가 공개키에 대응하는 개인키를 보유하는 방법으로 이 주소에 대하여 사실상 지배를 하고 있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된다고 사료됩니다이렇게 사실상 지배를 소유 여부에 일치시키는 방식의 소유자 판단 기준은 현재 주로 화폐로서의 금전’, 즉 형체를 가진 화폐에 대하여서만 적용되고 있기는 합니다.

따라서 화폐로서의 금전의 경우와 유사하게 암호재산의 경우에도 그 선의취득이 가능한 것인지암호재산의 도난 내지 유실 개념을 인정할 수 있는지그렇다면 도난당한 암호재산의 소유자는 누구라고 보아야 하는 것인지민법 제250조 단서가 암호재산의 경우에 유추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 등의 법률해석상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그리고 암호재산의 경우에는 스마트 컨트랙트’ 계정에 귀속되어 있는 암호재산의 소유자는 과연 누구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한 특수한 문제도 존재합니다.

현재 이와 같은 해석상의 불명확함을 해결할 수 있는 어떤 입법적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가가치세법상 재화’ 및 관세법상 물품’ 개념 관련

부가가치세법 제4조는 부가가치세를 사업자가 행하는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과 재화의 수입에 대하여 과세한다고 하고 있습니다같은 법 시행령 제2조는 상품제품원료기계건물 등 모든 유체물(有體物이외에도 전기,가스열 등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과 광업권특허권저작권 등 재산적 가치가 있는 모든 것을 부가가치세법상 재화로 규정하고 있습니다부가가치세법 제9조 제1항은 재화의 공급은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모든 원인에 의하여 재화를 인도 또는 양도하는 것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3조는 영리목적의 유무에 불구하고 사업상 독립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를 공급하는 자와 재화를 수입하는 자를 부가가치세법에 의하여 부가가치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는 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하여 대법원 2012. 4. 13. 선고 201130281 판결에 따르면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는 2004년 부가가치세 과세기간 동안 게임아이템 중개업체의 인터넷사이트를 통하여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에 필요한 사이버 화폐인 게임머니를 게임제공업체나 게임이용자로부터 매수한 후 이를 다시 다른 게임이용자에게 매도하고그 대금을 게임이용자로부터 중개업체를 경유하여 지급받은 사실피고는 원고가 구 부가가치세법상의 납세의무자인 사업자로서 게임머니(원심판결의 판시 이유 1. .에 기재된 게임아이템은 게임머니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를 판매하면서도 이에 대한 매출신고를 누락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을 한 사실 등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게임머니는 구 부가가치세법상의 재화에 해당하고원고의 게임머니 매도거래는 재화의 공급에 해당하며원고는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정도의 사업형태를 갖추고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의사로 재화인 게임머니를 게임이용자에게 공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는 구 부가가치세법상의 사업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 관련 법령규정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구 부가가치세법상의 과세대상과 납세의무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강조 첨가)

이상의 대법원 판례에 비추어 볼 때 재산적 가치를 지닐 수 있음이 분명한 암호재산의 경우 이를 부가가치세법이 정한 재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어떠한 이유도 없다고 할 것입니다하지만 그렇다고 암호재산의 거래가 곧 부가가치세법상의 과세대상이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사정이 존재합니다.

부가가치세법 제4조는 재화의 공급재화의 수입용역의 공급만을 과세대상으로 하고 용역의 수입은 원칙적으로 그 과세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으며 관세법 제2조는 관세의 대상을 물품으로 하여 그 도착과 반출에 따라 수입과 수출을 구분하고 있는데 이러한 법률 규정을 암호재산 거래에 적용함에 있어서는 – 암호재산 자체를 재화로 보더라도 – 해석상 어려움이 없지 않습니다이러한 어려움의 근본적인 이유는 암호재산의 소재(location)를 논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에 존재합니다.

일단이 경우 관세법 제2조가 정하는 물품의 국내 도착이나 해외 반출은 논할 수 없다고 여겨집니다왜냐하면 관세법의 전체적인 취지와 표현에 비추어 보면 여기서의 물품이 부가가치세법에서의 재화와는 달리 형체가 없는 무형의 재화까지 포함한다고 해석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한편부가가치세법 제19조는 재화의 공급장소를 규정하면서 이동과 있는 장소라는 개념을 사용함으로써 속지주의를 천명하고 있습니다이처럼 부가가치세법은 세수의 국제적 분배와 관련하여 속지주의 원칙을 취하고 있지만 암호재산은 본질적으로 애초 속지성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예컨대암호재산의 매매가 외국인이 매도를 하고 내국인이 매수를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해서 이를 국내에서의 재화의 양도라거나 재화의 수입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입니다그 이유는 그 거래가 기록되는 원장이 모든 검증 네트워크의 노드들 각각에 함께 저장되는 것이고 이러한 노드 컴퓨터들은 전 세계 여러 나라에 동시적으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그렇다고 이를 부가가치세의 과세대상이 아닌 용역의 수입으로 보는 것에도 위 대법원 판례에 비추어 볼 때 난점이 있습니다.

만약 내국인이 해외 암호재산 보유자로부터 암호재산을 구입하여 자신이 지배하는 계정 주소에 보유를 한 후 이를 국내 암호재산 거래소를 통해서 현금화를 하는 일을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의사로 수행하는 경우에는해석에 따라서는 구입에 대해서 재화의 수입이나 재화의 공급으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현금화에 대해서는 재화의 공급을 업으로 수행하는 것으로 취급될 수도 있는 모순적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역시 세법과 관련해서도 이와 같은 해석상의 불명확함을 해결할 수 있는 어떤 입법적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이는 부가가치세법 제26조 제1항의 개정을 통해서 암호재산을 부가가치세 면제대상으로 포함시키는 것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이는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 등 최근의 국제적 동향과도 일치하는 것입니다.

3. 재산권과 경제적 자유와 창의를 누릴 권리

이처럼 재화의 일종으로서 거래의 대상이 되며 적어도 암호재산권이라고 하는 관습법상 물권의 보호를 받는다고 할 수 있는 암호재산은 결국 지금 이 순간 한국에서 엄연히 인정되고 있는 하나의 재산권 행사의 대상이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개인이 갖는 이러한 재산권의 행사에 대하여 국가가 갖게 되는 관계라고 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볼 때 헌법학의 매우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주요 주제가 되어왔습니다이하에서 우선 이 주요 주제에 대하여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전형적인 논의를 요약하도록 하겠습니다.

헌법 제23조와 헌법 제119

헌법 제23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그리고 헌법 제119조 제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귀소는 이와 관련하여 1999. 4. 20. 선고 94헌바37 결정에서 우리 헌법은 제23조 제1항 제1문에서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고 규정하고119조 제1항에서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규정함으로써국민 개개인이 사적 자치(私的 自治)의 원칙을 기초로 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질서 아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통하여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스스로 충족할 수 있도록 하면서사유재산의 자유로운 이용·수익과 그 처분 및 상속을 보장하고 있다이는 이러한 보장이 자유와 창의를 보장하는 지름길이고 궁극에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증대시키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이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헌재 1993. 7. 29. 92헌바20, 판례집 5-2, 36, 44; 1989. 12. 22. 88헌가13, 판례집 1, 357, 368)현실적으로 재산권은 기본권의 주체로서의 국민이 각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자기 책임하에 자주적으로 형성하는데 필요한 경제적 조건을 보장해 주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서재산권의 보장은 곧 국민 개개인의 자유실현의 물질적 바탕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고따라서 자유와 재산권은 상호보완관계이자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헌재 1998. 12. 24 89헌마214판례집 10-2, 927, 945).”라고 판시한 바가 있습니다.(강조 첨가)

비록 귀소 1993. 7. 29. 선고 92헌바20 결정이 우리 헌법상(憲法上)의 재산권(財産權)에 관한 규정(規定)은 다른 기본권규정(基本權規定)과는 달리 그 내용(內容)과 한계(限界)가 법률(法律)에 의해 구체적(具體的)으로 형성(形成)되는 기본권(基本權형성적(形成的법률유보(法律留保)의 형태를 띠고 있으므로재산권(財産權)의 구체적 모습은 재산권(財産權)의 내용(內容)과 한계(限界)를 정하는 법률(法律)에 의하여 형성(形成)되고그 법률(法律)은 재산권(財産權)을 제한(制限)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재산권(財産權)을 형성(形成)한다는 의미를 갖는다.”라고 판시한 적이 있어관점에 따라서는 헌법상 기본권으로서 보장되는 재산권이 여타 기본적 인권과는 달리 법률에 의하여 비로소 형성되는 것처럼 해석될 소지가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법률을 규제하는 지위에 있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의 내용 형성을 헌법이 나서서 전적으로 법률에 유보하였다고 보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우리 헌법의 모태가 되었던 여러 입법례들을 볼 때 이러한 해석은 큰 오해의 소지를 가지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 1789년의 프랑스인권선언이 제17조에서 재산권의 신성불가침성과 절대성을 선언하였고 1791년 프랑스헌법과 미국수정헌법(514)도 명시적으로 재산권을 보장하였으며 이러한 모든 고전적인 근대 헌법의 출발점이 되었던 1776년 미국독립선언도 직접적으로는 영국의 과세 확대에 따른 재산권 제약에서 촉발되었던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나아가 이 1776년 미국독립선언의 사상적 기초가 된 존 로크의 시민정부론에서 재산권(property)라는 용어가 실은 생명자유자산(life, liberty and estate)을 모두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되었다는 점까지 생각해본다면재산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 인권의 핵심이며 재산권의 보장이 없이 인권을 논한다는 것은 유명무실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존 로크는 재산권의 취득이 주로 사람이 시간과 노력 기타 자원을 투입하여 자연 속에서 열매를 채집하는 경우에 전형적으로 이루어지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재산권자의 재산권 취득이 도덕적으로 정당화된다고 논증한 바가 있으며(노동가치설사실 암호재산의 경우에도 신뢰 네트워크의 유지라는 목적에 동참하기 위하여 개인의 시간과 장비 등 유무형적 자원을 애써 투입한 결과로 얻게 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암호재산권은 이상과 같은 고전적인 재산권 보장의 헌법적 이념과 정당화 논리에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헌법 제23조 제1항의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라는 부분은 무제약적인 재산권 제도의 형성이 법률에 의하여 가능하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일차적으로는 동조항의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는 부분즉 사유재산제도에 의하여 본질적인 제약을 받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입니다

따라서여기서 재산권이란 특정시점에 법률이 재산권이라고 규정하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는 견해가 유력하지만(계희열헌법학[]보정판박영사, 498면 등헌법 제23조 제1항의 참뜻은 단지 법률에 의하여 인정된 재산권만이 보장된다는 뜻이 아니라개인의 경제적 자유와 창의에 의하여 재산적 가치를 갖게 된 경제적 이익에 대하여 법률로써 그 내용과 한계를 구체화할 수는 있지만 더 나아가서 그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여 사유재산제도를 유명무실화하는 수준에 이르는 국가의 공권력 행사는 허용할 수 없다는 의미즉 사적 자치를 기초로 한 사유재산제도의 보장을 선언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현재 통설로 여겨집니다이렇게 보면 민법 제185조의 관습법상 물권의 성립요건에 있어서 한 요건인 법원의 승인은 재량행위가 아니라 헌법정신에 따라서 이루어져야 하는 기속행위로 보아야 합니다. 

귀소 1998. 12. 24. 선고 97헌마87 결정도 헌법 제23조는 ①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②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③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이 규정의 근본취지는 우리 헌법이 사유재산제도의 보장이라는 기조 위에서 원칙적으로 모든 국민의 구체적 재산권의 자유로운 이용·수익·처분을 보장하면서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은 헌법이 규정하는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라고 판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헌법 제23조에 대하여 어떠한 해석론을 취하더라도 재산권의 제약을 가져오는 국가의 공권력 행사는 – 제한적이든 형성적이든 – 일단 법률유보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고 이는 특히 본 사안에 있어서 후술하는 바와 같이 큰 의미를 갖습니다.

헌법 제13조 제2항과 제22조 제2

헌법 제13조 제2항은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참정권의 제한을 받거나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헌법 제13조 제2항의 규정은 어떤 관점에서는 재산권을 제한하는 국가의 공권력 행사가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한 특수한 측면 내지 유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헌법 제22조 제2항은 저작자•발명가•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대체로 이 규정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헌법적 근거로 해석되고 있지만 이에만 한정할 것은 아니며예컨대 과학기술자가 창작해낸 어떤 유무형적 구조에 기초하여 정신적 또는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는 객관적 이익이 존재하게 되었다면 이에 대하여 과학기술자가 갖는 이해관계는 보호받아야 한다는 넓은 의미로 해석되어야 마땅할 것이며 또 법문의 표현에도 잘 부합한다 할 것입니다

4. 암호재산 거래 중개업에 대한 합헌적 규제의 요건

헌법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

또한 재산권 행사의 보장 및 경제적 자유와 창의의 보장 등과 체계적으로 본질적 연관관계를 갖고 있다고 여겨지는 것은 바로 헌법 제15조가 보장하고 있는 직업선택의 자유입니다.

우선 직업 선택의 자유라는 표현을 우리 헌법이 사용하고는 있지만 이는 직업 행사의 자유를 포함하고 있는 직업의 자유로 넓게 해석되고 있으며따라서 직업 활동의 장소기간형태수단 및 그 범위와 내용의 확정에 관한 자유 및 경쟁의 자유와 광고의 자유 역시 모두 동조의 보호 범위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은 직업을 통해 단지 소득만이 아니라 인생의 의미를 성취합니다개인에게 직업은 그 삶의 과제이므로 이를 통해 그 인격을 비로소 완성하게 되는 것이므로 직업선택의 자유는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이라는 헌법의 핵심 가치의 실질적인 내용 대부분을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한 직업은 그 직업에 종사하는 개인의 생활에 소요되는 재산권 획득의 기초가 되는 것이 보통이며직업에의 종사행위가 바로 곧 경제적 자유와 창의의 행사에 다름이 아닙니다.

이러한 직업의 자유가 갖는 중대한 의미로 인하여 이 자유의 인정 여부를 가지고 공산주의나 전체주의가 아닌지를 판단할 수도 있는 것이며 대부분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국가에서는 직업의 자유를 특별한 법리 등을 통해서 고도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직업의 자유권이란 기본적 인권과 관련해서는 귀소가 채택하고 있는 이른바 단계이론을 본 헌법소원 사건의 사실관계와 관련하여 그 구체적 적용 모습을 염두에 두고 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단계이론(Stufentheorie)’이란 – 귀소 1993. 5. 13. 선고 92헌마80 결정에 따르면 – “직업선택의 자유에는 직업결정의 자유직업종사(직업수행)의 자유전직의 자유 등이 포함되지만직업결정의 자유나 전직의 자유에 비하여 직업종사의 자유에 대하여는 상대적으로 더욱 넓은 법률상의 규제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그 전체적인 취지를 이루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 먼저 가장 약한(최소의제한으로 제한의 목적을 달성해보고 그것으로 목적달성이 어려운 경우 다음 단계의 보다 강한 제한을 하고그것으로도 목적이 달성되지 않는 경우 최후단계의 가장 강한 제한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계희열위의 책, 485)

교과서적 설명에 따르면 제1단계는 직업행사의 자유를 규제하고2단계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주관적 허가조건에 따라 제한하며마지막으로 제3단계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객관적 허가조건에 따라 제한해야 한다고 설명되고 있습니다또한 제한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그 제한의 정당화요건도 그에 따라 더 엄격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특히 제3단계의 제한을 정당화하기 위해선 월등하게 중요한 공익의 명백하고 확실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 하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단계이론의 중요한 점입니다.(계희열위의 책, 490면 내지 491면 참조)

물론 경우에 따라서 직업행사의 자유에 대한 규제(1단계)가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규제 중 주관적 허가조건에 따른 제한 이상(2단계 내지 제3단계)의 강력한 기본권 제한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귀소의 태도임은 본 헌법소원 사건의 사실관계와 관련하여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됩니다,귀소는 1998. 5. 28. 선고 96헌가결정에서 국민이 모두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요양기관지정의 취소는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지만 의료기관개설자에게는 직업선택을 위한 주관적 조건 이상으로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였습니다.

암호재산 위탁매매업의 법적 성질과 합헌적 규제

애초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통신판매업자로 등록되었던 빗썸’ 등과 같은 거래소가 영위하는 암호재산 위탁매매업은 대법원 1997. 2. 14. 선고 9519140 판결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고객과 증권회사 사이의 채권 등 위탁매매거래 등과 같은 거래관계와 동일한 성격의 구조를 가지므로 결국 상법 제101조가 정하는 위탁매매업이거나 이에 관한 규정이 유추적용되는 상행위입니다특히 상법 제107조가 정하는 개입권동법 제105조가 정하는 무과실 이행담보책임 및 동법 제103조가 정하는 위탁물의 귀속 규정이 적용 또는 유추적용이 된다고 여겨집니다.

위탁매매업은 중세 유럽 등지에서 국제무역과 더불어 발전된 상행위로 1807년 불란서 상법에서 명확한 정의가 내려져 현재에 이르고 있는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경제적 활동의 상업적 형식이며 주식과 채권이 거래되는 거래소가 위탁매매의 구조를 갖게 되면서 현대에 들어 더욱 활발하게 활용되는 경제적 활동의 형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암호재산이 채권주식 등과 같은 금융상품은 아니지만 암호재산 위탁매매업 그 자체의 형식은 증권회사의 채권주식 등 위탁매매거래와 같은 법적 성질을 갖는다고 할 수 있고 증권회사에 대한 규제의 취지인 거래 참여자의 보호와 거래의 공정화라는 관점에서 유사한 규제를 비례원칙과 법률유보의 원칙에 기초하여 부과할 수 있음은 물론입니다.

물론 이는 다름 아닌 직업의 자유에 대한 제약이 되는 것이므로 ⓵법률유보원칙에 따라야 함은 물론 ⓶단계이론에 기한 엄격한 합헌성 심사를 통과해야만 하겠습니다.

특히 이 사건 권력적 사실행위(이 사건 침해의 원인)는 법률유보원칙을 따르지 않았음은 물론이거니와 외면적으로는 마치 이른바 가상통화 실명거래 제도라는 1단계 제한인 것과 같은 내용을 갖고 있지만 사실상으로는 극소수 대형 거래소들(‘빗썸’, ‘코인원’, ‘업비트’, ‘코빗’)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상통화 실명거래 제도에 의한 암호화폐 위탁매매업을 은행이 거절하는 결과를 가져와 사실상 3단계 제한을 시행한 실질을 갖고 있음에도 그 월등하게 중요한 공익의 명백하고 확실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 존재하지 않아 위헌이라는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 이러한 목적이 존재한다는 점에 대한 입증의 책임 내지 부담은 피청구인에게 있다고 할 것입니다.

아울러 가상계좌 발급을 활용할 경우 암호화폐 위탁매매업자들에게 어떤 현저한 이익이 있고 이를 불허하는 것이 야기하는 현저한 경쟁상의 불이익은 무엇인지가상통화 실명거래 제도가 암호화폐 위탁매매업자의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신규 가입자에게는 현재 어떤 실제적인 제약을 가하는지 및 은행들이 왜 대부분의 암호화폐 위탁매매업자들에게 소위 가상통화 실명거래 제도에 따르려는 경우조차 가상계좌 발급을 거부하는 차별적인 불공평한 대우를 하는지 그 구체적 이유에 대해서는 향후 사실조회 등을 통하여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암호화폐 위탁매매업자의 영업의 자유와 관련하여 한 가지 덧붙일 것은 정부가 이른바 암호화폐공개(Initial Coin Offering; ICO)’가 현행법상 금지되어 있다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이러한 여론 호도의 시발점은 2017년 9월 중국에서 암호화폐공개를 금지한다는 보도가 있게 되자 금융위원회가 김용범 부위원장 명의로 29일에 이른바 암호화폐의 마진거래와 함께 명칭이나 형식을 구별하지 않고 모든 ICO를 금지한다고 언론에 발표한 사건입니다, “가상화폐 거래업을 유사수신의 영역에 포함하되 철저히 통제하면서 대응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이는 정확하게 말하면 금융위원회에서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 인가나 허가 또는 등록이나 신고가 없이는 – 금지되는 유사수신행위에 ‘ICO’를 포함시키는 법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의미였음에도 불구하고 표현이 단정적인 금지란 단어를 사용하면서 국내에선 마치 그 법적 성격조차 규정되지 않은 ‘ICO’가 이미 금지된 상태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는 점입니다.이 때문에 많은 업체가 스위스에스토니아홍콩싱가폴 등에 현지 법인을 세우는 등 국부 유출을 정부가 독려한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이 역시 금융당국의 초법적인 규제조치가 국내에서 사실적 권력행위로 국민의 경제적 자유를 제약하는 전형적인 하나의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5.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 공동위헌행위 이론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에 관한 논의가 갖는 맥락

피청구인과 이해관계인 금융위원회(이하 피청구인이라 함)는 청구인에 대한 영향이 인과관계상 간접적인 것에 불과하고 은행이 자발적으로 한 조치의 결과라는 주장을 이 사건 헌법소원의 가장 중요한 방어적 논리로 삼고 있는 상황입니다이러한 피청구인의 주장은금융당국으로서 자신의 공적 행위가 갖는 영향력에 대해 정작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취지로서이 사건의 경과의 실상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무책임한 변명에 불과함은 물론이지만나아가 개발독재 시대 이래 금융 당국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 대한 재량적 인사관여와 상시적 감독의 권한 등 생사여탈권을 여전히 갖는 등의 현재 상황에 기초한 한국 경제의 관치금융’ 문제와 관련하여 법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잘 알고 있는 매우 고전적인 헌법상 논점즉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 이론에 대한 검토를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헌법학에서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이라는 표현 하에서 논해지는 내용이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기본권은 전통적으로 국가권력에 대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방어하기 위한 대국가적 방어권즉 개인의 주관적 공권이었으나 오늘날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사회적 세력이나 단체 또는 개인에 의해서도 침해되고 있다는 문제의식 하에서 기본권을 단지 개인의 주관적 공권으로서만이 아니라 전체 법질서의 객관적 원리로 이해함으로써 민사법에서도 그 침해에 대한 구제수단을 인정하고자하는 논의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독일에서의 직접효력설과 간접효력설의 대립이 소개되기도 하며 특히 미국에서의 논의를 소개하면서 미국에서는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을 인정하기는 하지만국가행위(state-action)로 의제할 수 있는 경우에만 국한하고 있다고 설명되기도 합니다.(계희열위의 책, 82면 참조)

독일에서의 직접효력 인정 여부에 관한 논의와 미국에서의 국가행위 이론을 동일한 맥락에서 비교하면서 미국에서는 마치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이 독일에 비하여 제한적인 것처럼 설명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독일에서의 논의는 사인간의 민사적 분쟁에서 기본권을 민사적 권리로서 바로 취급할 수 있겠는지에 관련된 것인 반면 미국에서의 논의는 국가기관이나 공적 기관과 사인과의 분쟁에서 그 국가기관 등이 사인을 통해서 다른 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에 이러한 침해행위를 국가행위로서 간주하고자 하는 이론적 노력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양 입법례의 평면적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고 하겠습니다.

미국에서의 국가행위이론에 따르면 사인의 행위를 주의 행위즉 국가의 행위로 간주하는 경우는 크게 보아 (1)사인이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와 (2)사인의 행위가 주의 명령이나 권고에 따르는 경우 등으로 유형화되고 있습니다.

고일광미국헌법상 state action 이론(서울대 법학석사논문 1996)에 따르면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사적 기관의 행위를 주의 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미국연방대법원의 국가행위이론 근거는 그것은 주 자신이 해서는 안 될 행위를 사인에게 위임해준 것이라는 데 있다즉 주 자신이 맡아서 했다면 수정 제14조의 명령을 충족시켜야 하는 그런 공적인 분야 및 활동을 사인에게 맡김으로써 수정 제14조의 명령을 피해가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그러므로 공적기능의 영역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그 분야에서의 활동을 한 주체가 사인이라거나 그 시설의 소유권이 사인에게 있다는 등의 외적인 형식은 본질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오히려 그 분야 및 활동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볼 때 수정 제14조의 명령을 적용시켜야 할 만큼 일반인에게 중요하고 공적인 분야라고 볼 수 있느냐 하는 기능적인 면이 본질적인 기준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라는 점에 있습니다.(동 논문, 52

역시 같은 논문에 따르면 사인의 행위를 주가 나서서 명령(commandment)하거나 권장(encouragement)하는 경우즉 사인의 행위가 주의 입법 혹은 사법절차에 의하여 사실상 조장된 것일 때그 사인의 행위는 더욱 쉽게 주(state)의 행위로 인정되고 있다고 합니다.(동 논문, 53

본 사건과 관련해서는 국가즉 정부기관인 금융위원회가 사적 단체인 은행을 통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상황이 문제가 되고 있으므로 국내에 소개된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에 관한 논의 중 미국의 국가행위이론이 더욱 맥락에 부합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특히 여기서는 국가행위이론 중에서 이른바 특권부여의 이론(governmental regulation theory)’를 중심으로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의 논의가 가능함에 주목하고자 합니다이는 국가에서 특별한 권한이 부여되고 그 한도 내에서 국가의 광범한 규제를 받고 국가와의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을 때의 사적 행위를 국가행위와 동일시하는 이론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계희열같은 책, 84미연방대법원의 Public Utilities Commission v. Pollak, 343 U.S. 451(1952) 판례를 리딩 케이스로 하는 이 특권부여의 이론은 이 판례의 사실관계와 그 판시내용으로 보아 공권력을 배경으로 한 사기업체의 행위를 바로 국가행위로 간주하였다는 점에서 본 사안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공동위헌행위 이론

이상과 같은 미국에서의 논의는 한국법의 맥락에서는 공동불법행위와 유사한 구조를 갖는다고 할 수 있는 이른바 공동위헌행위라고 불릴 수 있는 개념으로 충분히 재구성되어 적용할 수 있다고 사료됩니다특권부여이론은 어떤 관점에서 보면국가가 위헌적 공권력의 행사를 직접적으로 범하는 대신 사적 단체를 수족으로 부려서 실행하는 교사범 내지 방조범의 구조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민법 제760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760(공동불법행위자의 책임수인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공동 아닌 수인의 행위중 어느 자의 행위가 그 손해를 가한 것인지를 알 수 없는 때에도 전항과 같다.
교사자나 방조자는 공동행위자로 본다.

현재 본 헌법소원 사건과 관련하여 금융위원회는 이른바 자발적 협조이론을 주장하면서 자신은 방침을 언론에 공개하기는 하였으나 강제한 적은 없고 은행들이 우연히도 이에 자발적으로 협조한 결과 청구인의 계좌개설과 가상계좌의 할당 등과 같은 경제적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된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일선 은행에 대해서 갖는 절대적 영향력을 생각하여 볼 때 갑자기 은행이 수신잔고에 큰 도움을 주던 가상계좌 발급의 일시 금지를 거쳐서 이른바 가상화폐 거래실명제를 일부 은행만이 극소수 암호재산 위탁매매업자에게만 허락하는 태도를 급작스럽게 취하게 된 것은 금융위원회가 이와 같은 내용을 시행할 것으로 수차례의 회의와 현장점검 등을 통해 강제한 사실상 권력행위를 실행하였기 때문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이처럼 은행에 대한 국가의 명령과 권고가 있었다는 부분 역시 사실조회 등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국가는 은행을 통해서 일종의 방조 내지 교사를 행함으로써 국민에게 권력적 사실행위를 실행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이 권력적 사실행위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것으로 위헌적으로 판단될 수 있다면 이는 곧 국가와 사기업(은행)이 공동으로 위헌적인 권력적 사실행위를 한 것즉 공동위헌행위를 범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입니다공동불법행위에 대하여 방조자나 교사자가 그 책임을 지는 것을 볼 때 공동위헌행위에 대해서 방조자나 교사자의 역할을 한 국가는 그 위헌적인 권력적 사실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며 그 책임의 구체적인 모습은 결국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한 그러한 행위의 위헌성의 확인이거나 이에 따른 무효성의 확인과 같은 형태가 될 것입니다.

6. 한미자유무역협정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법인차별 관련

한미자유무역협정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에 반하는 외국인 차별

현재 소수 암호화폐 위탁매매업자들(빗썸코인원업비트코빗)에게 가상계좌를 발급해주고 있는 일부 은행들(농협신한기업)은 법인과 외국인에게는 그 목적과 체류자격 여하를 막론하고 가상계좌를 법인이나 외국인에게 할당하지 못하도록 위 암호화폐 위탁매매업자들에게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이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조회 신청 예정입니다.) 이 역시 금융당국의 권력적 사실행위에 따른 결과로 보아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이는 현행법에도 반하는 위헌적인 차별로 볼 수 있습니다.

우선 현재 발효 중인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의 자유무역협정은 대한민국 정부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정부 미합중국 양 당사국은 양국의 오랜 그리고 강한 동반자관계를 인정하고 양국간의 긴밀한 경제관계를 강화하기를 희망하며자유무역지대가 그들의 영역에서 확장되고 확고한 상품 및 서비스 시장을 창출하고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투자환경을 창출하여 그들 기업의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증진할 것임을 확신하며양국 영역간 무역 및 투자를 자유화하고 확대함으로써 양국의 영역에서 생활수준을 제고하고 경제 성장과 안정을 증진하며 새로운 고용기회를 창출하고 일반적인 복지를 향상시키기를 희망하며양국의 무역 및 투자를 규율하는 명확하고 상호 유익한 규칙의 제정과 양국 영역간 무역 및 투자에 대한 장벽의 축소 또는 철폐를 추구하면서국내법에 따른 투자자 권리의 보호가 미합중국에 있어서와 같이 이 협정에 규정된 것과 같거나 이를 상회하는 경우 외국 투자자는 국내법에 따른 국내 투자자보다 이로써 투자보호에 대한 더 큰 실질적인 권리를 부여받지 아니한다는 것에 동의하면서자유무역지대의 창설을 통하여 무역에 대한 장벽을 제거함으로써 세계무역의 조화로운 발전과 확장에 기여하고 이 협정의 혜택을 축소할 수 있는 양국 영역간 무역 또는 투자에 대한 새로운 장벽의 설치를 회피하기로 결의하며노동 및 환경 법과 정책의 개발과 집행을 강화하고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증진하며 이 협정을 환경보호 및 보전과 합치하는 방식으로 이행하기를 희망하며세계무역기구 설립을 위한 마라케쉬협정과 양 당사국이 당사국인 그 밖의 다자적 지역적 및 양자적 협정과 약정상의 그들 각각의 권리 및 의무에 기초하여그리고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무역 및 투자에 대한 장벽 축소를 추구함으로써 이 지역에서의 경제적 지도력을 증진하기를 결의하여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고 하면서 그 제11장에서 제11.3조로 내국민대우 원칙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1. 각 당사국은 자국 영역내 투자의 설립인수확장경영영업운영과 매각 또는 그 밖의 처분에 대하여 동종의 상황에서 자국 투자자에게 부여하는 것보다 불리하지 아니한 대우를 다른 쪽 당사국의 투자자에게 부여한다.
2. 각 당사국은 투자의 설립인수확장경영영업운영 또는 그 밖의 처분에 대하여 동종의 상황에서 자국 투자자의 자국 영역 내 투자에 부여하는 것보다 불리하지 아니한 대우를 적용대상투자에 부여한다.
3. 1항 및 제2항에 따라 당사국이 부여하는 대우라 함은지역정부에 대하여는동종의 상황에서 그 지역정부가 자신이 일부를 구성하는 당사국의 투자자와 투자자의 투자에 대하여 부여하는 가장 유리한 대우보다 불리하지 아니한 대우를 말한다.

물론 미합중국인에 한정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미합중국인이나 미합중국인이 자본을 출자하여 설립한 외국법인에 대하여 현재 피청구인의 긴급대책과 특별대책 이후 암호재산 위탁매매업체에 가상계좌의 할당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은 위 자유무역협정의 투자 부문 규정에 반하는 것임은 길게 논할 필요도 없다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국회입법으로 역시 시행 중에 있는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에 따르면재한외국인이란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지지 아니한 자로서 대한민국에 거주할 목적을 가지고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자인데 동법 제10조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재한외국인 또는 그 자녀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 방지 및 인권옹호를 위한 교육·홍보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적법하게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이나 외국법인이 피청구인의 이 사건 대책들의 발표 이후 암호재산 위탁매매업체에 가상계좌의 할당을 받지 못하게 된 것은 이와 같은 불합리한 차별 방지라고 하는 동법의 정신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하기 어렵습니다.

법인에 대한 차별

게다가현재 위 긴급대책과 특별대책 이후 내국법인에 대한 암호재산 위탁매매업체의 가상계좌 신규 부여가 2018. 1. 30. 이후에도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이는 (1)기존에 가상계좌를 부여받은 법인과의 차별일 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는 가상계좌의 부여가 소위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 하에서 제한적으로는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2)개인의 경우에 대비해보아도 역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이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이렇게 암호화폐 위탁매매업체에서 유독 법인에 대하여 신규가입을 제한하는 현황과 이유에 대해서는 사실조회 등을 통해서 좀 더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7. 이 사건 특별대책 등의 위헌성 논증

피청구인은 피청구인의 계획에 따르더라도 사전 준비만 있었으면 필요하지도 않았을 한 달이나 되는 긴 기간 동안 지속된 코스닥 규모에 필적하는 거래소들의 거래중지(신규가입금지)조차도 마치 사소한 작은 침해에 불과하며 이미 다 지나간 일이므로 문제 삼을 수도 없다는 식의 주장을 함으로써 수백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의 값진 희생으로 지켜온 고귀한 재산권 기타 인권을 경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이는 금융당국이 민간의 경제적 활동 영역을 대하는 고래의 부적절한 태도를 재차 내비치는 것으로 여겨져 이에 대해 청구인은 큰 아쉬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게다가 피청구인이 내세우는 암호재산과 범죄수익의 은닉(자금세탁 포함)과의 막연한 연관성은 이를 뒷받침하는 어떠한 체계적 논리나 구체적 사례 제시도 없어 사실 그 주장의 요지를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 청구인들의 솔직한 생각입니다.(첨부 영문 자료는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민사소송법 제277조에 따라 번역문의 첨부가 없는 한 증거능력이 없다고 할 것입니다.) 실제로 자금세탁이나 범죄수익의 은닉은 현금(법률용어로 표현한다면 화폐’)에 의하여 이루어지며 그 이유는 그 소지 내지 점유가 곧 가치의 보유를 보장하고 그 이전의 과정에 대한 어떠한 기록도 남을 수 없는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암호재산은 비록 그 소지 내지 점유즉 개인키의 기억이 곧 그 보유를 의미한다는 점에서는 현금과 유사한 측면이 있지만 그 이전의 과정은 비트코인 등 대부분의 암호화폐의 경우에 있어서 위조불가능한 형태로 영원히 블록체인 네트워크 속에서 기록되게 된다는 측면에서는 현금보다 범죄수익 은닉이나 자금세탁에 있어서 매우 불편한 수단이라는 것이 오히려 정확한 파악입니다. 특히 피청구인은 거래소(암호재산 위탁매매업체 내지 가상통화 취급업소)를 통해서 어떤 자금세탁이 일어난다고 보고 있지만 이는 실명이 확인된 법인계좌(가상계좌)와 역시 실명이 확인된 회원 계좌 사이에서 자금이 이체된다는 점에서 여타 다른 거래와 비교할 때 특이하게 생각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피청구인도 인정하는 바와 같이 소위 가상통화 거래실명제는 단지 은행이 암호재산 위탁매매업체에서 거래하는 회원의 원화 자금의 입금액과 출금액을 별도의 법원 영장의 발부 없이도 파악할 수 있게 하여 향후 세금부과에 있어서 금융당국에 자료제출이 용이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에서만 만들어진 것이며 이는 피청구인이 명분으로 내세우는 자금세탁 예방이나 범죄수익 은닉 예방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피청구인은청구인이 이 사건 권력적 사실행위가 마치 2018. 1. 30. 이후에는 종료된 것처럼 여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물론 이는 명백한 오해입니다. 피청구인은청구인이 오로지 과거의 사실관계에 대한 헌법적 평가만을 구하고 있다고 오해하고 있는 것입니다그러나 청구인은 2018. 1. 30. 이후 가상통화 거래실명제라는 이름 하에 가상계좌가 오로지 동일한 은행의 회원계좌로만 이체되도록 강제할 뿐만 아니라 외국인과 법인에게는 이러한 가상통화 거래실명제에 의해서조차도 원천적으로 가상계좌 신규 발급을 거부하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 역시 권력적 사실행위의 결과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여기서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주장하고자 하는 재산권이 위에서 논한 암호재산권 그 자체이고 보호받으려는 것이 바로 이 암호재산권의 행사와 이에 직•간접적인 관계가 있는 경제적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오로지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만을 보호받고자 이 사건 청구를 하고 있는 것처럼 오해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피청구인은 이 사건 대책들이 법률유보 원칙을 준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과 은행법의 조문들을 적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조문들은 단지 추상적 조문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피청구인의 주장대로 이 조문들에 기초하여 명령이나 지시’ 또는 권고’ 등이 정말로 이루어졌다면 이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당연히 문서로써 이루어졌을 것임에도 이와 같은 문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청구인의 이와 같은 주장은 단순히 끼워 맞추기 식의 사후적 변명에 불과하며 오히려 거꾸로 이 사건 대책들이 법률에 기하여 이루어진 행위가 아니었음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의 논의에 기초하여 본 사건 헌법소원의 침해된 기본권 목록에 행복추구권직업의 자유 및 경제적 자유와 창의를 추가합니다또한 외국인법인에 대한 거래 제약이나 암호재산 위탁매매업체에 대한 제약은 암호재산의 시세를 왜곡하여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있음을 강조하여 지적하고자 합니다.

결국 이 사건 침해의 원인인 권력적 사실행위들 ⓵법률에 기초하였다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기본권 제한일뿐만 아니라 ⓶제한의 필요성 등 비례원칙에도 반하는 것으로서 모두 위헌적인 권력적 사실행위에 불과합니다.

이상과 같이 청구이유를 보충합니다.

별첨 이 사건 침해의 원인 발생 이후 관련 뉴스 기사들

2018. 4. .

청구인 정희찬

  
헌법재판소 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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