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화문 일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중 상당수는 서울 시내 또는 인근 경기도에 전세로 거주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모은 전 재산을 쏟아부은 전세보증금이 날아갈 수 있다는 공포는 최근 몇 년 사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가 전국적으로 수만 건에 달하고, 깡통전세로 인한 보증금 미반환 사례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전세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계약 전부터 만기까지 각 단계에서 취해야 할 법적 조치와, 만약 피해를 입었을 때의 대응 방법을 체계적으로 안내드립니다.
깡통전세란 집의 시세 대비 전세보증금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전세보증금을 전부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시세 3억 원짜리 집에 전세금 2억 8천만 원이 설정된 경우, 경매로 팔아도 보증금을 전액 회수하기 어렵습니다.
깡통전세는 그 자체로 사기는 아닐 수 있지만, 집값 하락기에 집주인이 전세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전세사기는 처음부터 보증금을 돌려줄 의사 없이 허위·기망적 수법으로 전세계약을 체결하는 것입니다. 이미 근저당이 설정된 집을 숨기고 계약하거나, 실제 소유자가 아닌 사람이 계약하거나, 이른바 '빌라왕' 수법으로 대규모 사기를 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계약 당일이 아니라, 계약 전에 직접 인터넷등기소(대법원)에서 등기부등본을 열람하십시오. 확인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계약 시 임대인의 신분증 원본을 직접 확인하고, 대리인이 계약할 경우 인감증명서와 위임장을 반드시 요구하십시오.
집주인에게 최근 국세(소득세, 법인세) 및 지방세 납부 증명서를 요청하십시오. 세금을 체납하면 국가가 집에 압류를 걸 수 있고, 이 경우 전세권보다 세금이 우선 변제될 수 있습니다.
해당 지역 실거래 시세 대비 전세가 비율이 80%를 넘으면 매우 위험합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rt.molit.go.kr)에서 인근 실거래가를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잔금을 지급한 당일 또는 늦어도 다음 날까지 전입신고를 마치고 확정일자를 받아야 합니다. 전입신고는 주민센터에서, 확정일자는 주민센터·등기소 또는 인터넷(전자확정일자)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마쳐야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생깁니다. 대항력은 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새로운 소유자에게 전세 계약을 주장할 수 있는 권리이며, 우선변제권은 경매 배당에서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잔금 지급 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또는 SGI서울보증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하십시오.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 보증기관이 대신 지급해 줍니다. 가입 가능 요건(보증금 한도, 전세가율 등)이 있으므로 계약 전에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잔금 지급 직전에 등기부등본을 다시 한 번 열람하여, 계약 후 새로운 근저당이나 가압류가 추가되지 않았는지 확인하십시오.
계약 만기일이 지나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 임차권등기명령을 즉시 신청하십시오. 임차권등기명령은 법원에 신청하며, 이를 통해 이미 획득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이사 후에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즉, 임차권등기를 마친 후에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도 기존 권리가 그대로 보존됩니다.
만기일 이전에 임대인에게 내용증명으로 만기일에 보증금 반환을 요청하는 의사표시를 하십시오. 이는 임대차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는 것을 방지하고, 이후 소송 절차에서 증거가 됩니다.
내용증명에도 불구하고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법원에 지급명령 또는 민사소송을 제기합니다. 지급명령은 서면 심리만으로 빠르게 진행되지만, 상대방이 이의를 제기하면 소송으로 이어집니다. 판결이 확정되면 집주인의 재산(부동산, 예금, 급여 등)에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의 다른 재산이 없거나, 집에 설정된 근저당보다 전세권·우선변제권이 앞선다면 해당 부동산에 대해 경매를 신청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2023년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되면 다음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피해자 인정을 받으려면 주소지 관할 시·도청 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신청해야 합니다.
Q. 전입신고를 늦게 했을 때 대항력은 언제 생기나요? A. 대항력은 전입신고 다음 날 0시부터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잔금을 지급하고 당일 전입신고를 마쳤다면, 다음 날 0시부터 대항력이 생깁니다. 그 사이에 근저당이 설정되면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으므로 잔금 지급 당일 전입신고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전세보증보험 가입 후에도 사기 피해를 입으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나요? A. 보증 요건을 충족한 경우라면 보증기관이 보증금을 대신 지급하고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합니다. 다만 가입 전에 이미 문제가 생긴 경우는 보장되지 않으므로 계약 초기에 가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Q. 전세계약 만기 전에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있다면 경매 배당 절차에서 보증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매 개시 통보를 받는 즉시 법원에 배당요구를 신청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절차를 진행하십시오.
전세 피해는 발생 후 회복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계약 전 충분한 확인과, 계약 당일 전입신고·확정일자·보증보험 가입입니다. 이 세 가지를 제때 완료한다면 대부분의 피해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미 피해가 발생했거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면, 지체 없이 전문가와 상담하여 임차권등기명령, 보증금 반환 소송 등의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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