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의 관리주체와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의")는 공동주택관리법이 정한 다양한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법령을 위반한 채 운영되는 사례가 적지 않고, 지방자치단체의 실태조사나 입주민 신고를 계기로 시정명령과 과태료 처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 법원 판례와 지자체 행정처분 사례를 유형별로 분석하여, 어떤 행위가 어느 법 조문에 근거해 어떤 처분으로 이어졌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입주민이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함께 검토합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93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공동주택 관리의 효율화와 입주자 보호를 위하여 다음의 경우에 입주자등, 입대의나 그 구성원, 관리주체, 관리사무소장 등에게 보고, 자료 제출, 그 밖에 필요한 명령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 조항에서 말하는 "그 밖에 필요한 명령"에 시정명령이 포함되는지를 두고 오랫동안 논란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2022년 2월 10일 2021마6763 결정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이 조항에 근거하여 보고나 자료 제출 외에 위반 행위의 시정이나 감독을 위해 필요한 명령을 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여, 시정명령 권한을 명확히 인정하였습니다.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특정 법 조문을 위반한 경우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위반 유형에 따라 과태료 금액이 다릅니다.
이밖에도 행정조치 과태료는 많게는 2천만 원에서 50만 원까지 부과된다.
이 사건은 공동주택관리법 위반 과태료 사례 중 가장 중요한 대법원 판례로, 시정명령의 권한 범위 자체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양주시장은 2020년 3월 4일 재항고인(입대의)에게, 입찰공고에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의결하지 않은 추가 부분을 포함시킨 것이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선정지침」 제4조를 위반한 것이고, 해당 추가 부분이 지침에서 정한 제한경쟁입찰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시정하여 다시 입찰을 공고하라는 1차 시정명령을 했습니다. 재항고인은 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종전 입찰공고와 같이 입찰을 진행하였고, 공고와 달리 개찰 장소를 변경하여 일부 동대표 5명만이 참석한 가운데 개찰을 실시하여 낙찰자를 선정하였습니다.
위반 내용 세 가지
①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의결하지 않은 내용을 입찰공고에 추가 포함하여 지침을 위반하였고, ② 개찰일시를 공고와 다르게 변경하였으며, ③ 개찰 장소를 변경하고 이해관계인의 참석 없이 개찰을 실시하여 지침을 위반하였습니다.
처분 결과
양주시장은 1·2차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동주택관리법 제102조 제2항 제7호에 따라 과태료 500만 원을 부과·고지하였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입대의는 시정명령 권한 자체가 없다고 다투었으나,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규정의 문언과 체계, 공동주택관리의 취지 등을 종합하면 지자체 장은 위 규정에 근거해 보고나 자료 제출 외에 위반 행위의 시정이나 감독을 위해 필요한 명령을 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결론입니다.
실무적 시사점
이 판결은 입대의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에 대해 지자체가 시정명령과 과태료로 강력히 대응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또한 입찰 절차에 법령에 위반되는 하자가 있고 그 하자가 중하여 입찰의 공정성이 유지될 수 없는 경우에는 그에 기한 낙찰을 무효로 보아야 한다는 법리도 함께 확인되었습니다.
사실관계
A아파트는 승강기 공사업체, 시설물 개선공사업체, 옥상 방수공사업체, 승강기 유지관리업체 등을 선정하면서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 제11조 제2항에 반해 인터넷 홈페이지 및 동별 게시판 등에 결정일 다음 날 18시까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짧게는 2일 후, 늦게는 10일 후에 선정결과 등을 공개하였고, 적격심사의 평가결과를 누락하고 선정결과를 공개하기도 하였습니다.
법적 쟁점
이 사건에서는 선정결과 지연 공개가 공동주택관리법 제102조 제3항 제2호(사업자 선정 절차 위반)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제28조·제102조 제3항 제9호(계약서 공개 위반)에 해당하는지가 문제였습니다. 법 제28조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계약서를 공개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한 자에게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무적 시사점
결과 공개 지연은 그 자체로 별도의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입주민 입장에서는 선정 결과가 기한 내에 공개되지 않는 경우 이를 근거로 지자체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사실관계
M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S주택관리㈜와 이전과 동일한 금액으로 재계약하기로 구성원 4명 찬성의결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를 위한 법과 관리규약에 정한 절차인 전체 입주자등의 과반수 동의를 받지 않았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4조에 따르면, 주택관리업자 재계약 시 이의신청이 전체 입주자등의 10분의 1 미만인 경우에는 입대의 구성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지만, 이의신청이 10분의 1 이상인 경우에는 전체 입주자등의 과반수 동의가 필요합니다.
처분 결과
지자체는 재계약 절차 부적정을 이유로 과태료 200만 원을 부과하였습니다.
사실관계
교체공사 전 장기수선계획 수시조정이 필요함에도 검토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의결을 하지 않았으며, 전체 입주자 과반수의 서명동의가 아닌 전체 입주자등의 서면동의를 받은 사실이 있었습니다.
법적 근거
공동주택관리법 제29조 제2항은 입대의가 장기수선계획을 검토하여 필요한 경우 조정하고, 수립 또는 조정된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장기수선충당금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공사 전 장기수선계획 수시조정 없이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 조항 위반에 해당합니다.
실무적 시사점
대규모 공사를 앞두고 있는 단지의 입주민은 관리주체에게 장기수선계획 수시조정 및 검토서 작성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절차 없이 공사가 진행되는 경우 이를 근거로 지자체 감사 신청이 가능합니다.
사실관계
W아파트는 기존 사업자와의 재계약에 관해 관리규약으로 정한 기일을 단순히 지연한 것이 아닌 관리주체의 편리에 따라 규약을 무시하고 재계약하였습니다. 단지의 경비·청소·전기·소독·정화조·승강기 용역에 대한 사업수행실적 평가를 계약 만료 60일이 지나 실시하였으며, 평가를 2023년 11월에 실시하고 같은 달 회의에 상정해 의결을 받은 사실이 있었습니다.
이는 재계약 절차에서 사업수행실적 평가를 계약 만료 전 일정 기간 내에 실시하도록 한 지침을 위반한 것입니다.
실무적 시사점
용역 계약 갱신 시 관리주체가 평가를 형식적으로 진행하거나 기한을 초과하여 진행하는 경우, 특정 업체와의 유착 가능성이 있으므로 입주민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관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를 관리하는 A위탁사는 5년간 46건의 계약서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자체로부터 과태료 200만 원 처분을 받았습니다.
관리주체의 항변
A사는 "아파트 동별 게시판에 공개했다"며 이의를 신청하였습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게시판에 공개했다는 증빙자료가 없으며, 인터넷 홈페이지가 없는 단지는 인터넷 포털을 통해 유사한 기능의 웹사이트에 공개해야 했다"고 지적하고 이를 기각하였습니다.
항고심 판단
A사는 항고심에서 "지자체가 계약서 공개 수단으로 지목한 '서울시 공동주택통합정보마당'은 계약서 공개를 할 수 있는 항목이 없다"는 주장을 추가하였으나, 2심 법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법 제23조 제4항에 따라 단지 홈페이지가 없는 경우 인터넷 포털을 통해 관리주체가 운영·통제하는 유사한 기능의 웹사이트 또는 관리사무소의 게시판에 정보를 공개해야 하며, 이는 계약서 공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실무적 시사점
계약서 공개 의무는 단순히 오프라인 게시판에 붙여놓는 것으로 충족되지 않습니다. 온라인 공개가 원칙이며, 이를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관리주체가 보관하고 있어야 합니다.
사실관계
M아파트는 2006년 3월 관리사무소장 직인 신고에 관한 사항을 강서구청에서 추진하였으나, 추진 기간에 규정한 직인과는 다른 직인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은 관리사무소장의 직인을 지자체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으며, 신고된 직인 외의 직인을 사용하는 것은 위반에 해당합니다.
처분 결과
과태료 50만 원이 부과되었습니다. 금액은 소액이지만, 장기간 신고 직인 외 직인을 사용한 경우 서류의 효력 자체가 문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시정명령 시 행정절차법이 적용되어 사전통지나 의견제출 기회는 반드시 주어져야 합니다. 만약 이를 거치지 않은 시정명령은 취소될 수 있습니다.
전주지방법원은 행정절차법상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시정명령을 취소한 바 있습니다.
행정절차법의 목적과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의 기회부여절차를 두게 된 취지에 비춰 그 예외사유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며, 과태료 처분을 하면서 사전통지 절차를 거치고 불복방법을 고지했다는 사유만으로는 과태료 처분과 별개의 행정처분인 시정명령 처분에 의견청취가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관리주체 입장에서의 시사점
시정명령을 받은 관리주체 또는 입대의는 사전통지 절차가 적법하게 이행되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절차적 하자가 있는 경우 시정명령 자체의 취소를 다툴 수 있습니다.
주택 부분이 150세대 이상의 주상복합건물은 건축법 제8조에 의한 건축허가를 얻어 건축된 집합건물로서 그 관리에 관해 집합건물법이 적용되는 경우라면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른 시정명령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청이 시정명령을 했다면 이는 그 하자가 중대해 취소될 것입니다(서울고등법원 2014. 10. 29. 선고 2014누54266 판결).
서울 강서구는 2024년 공동주택 5개 단지를 대상으로 최근 3개월간 실태조사를 실시하였고, 예산·회계 44건, 관리일반 39건, 공사·용역 41건, 장기수선 29건 등 총 153건의 위반 사례를 적발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행정지도 104건, 시정명령 36건, 과태료 13건의 행정조치가 이루어졌습니다.
153건 중 과태료로까지 이어진 것은 13건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104건은 행정지도, 36건은 시정명령에 그쳤습니다. 이는 지자체가 위반의 경중과 고의성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처분을 내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위반 행위 | 근거 조문 | 과태료 상한 |
|---|---|---|
| 하자보수보증금 용도 외 사용 | 제102조 제1항 | 2,000만 원 |
| 관리비 내역 미공개 | 제102조 제2항 | 1,000만 원 |
| 장기수선충당금 용도 외 사용 | 제102조 제2항 | 1,000만 원 |
| 시정명령 불이행 | 제102조 제2항 제7호 | 1,000만 원 |
| 장기수선충당금 미적립 | 제102조 제3항 제11호 | 500만 원 |
| 사업자 선정 절차 위반 | 제102조 제3항 제2호 | 500만 원 |
| 계약서 미공개 | 제102조 제3항 제9호 | 500만 원 |
| 주택관리업자 재계약 절차 위반 | 시행령 별표9 | 200만 원 |
| 장기수선계획 검토·조정 부적정 | 시행령 별표9 | 200만 원 |
| 관리사무소장 직인 미신고 사용 | 시행령 별표9 | 50만 원 |
1. 지자체 신고 및 감사 신청
공동주택관리법 위반 사실이 있다고 판단되면 관할 시·군·구청 주택과에 민원을 신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체 입주자등의 10분의 3 이상 동의를 얻어 공식적인 감사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공동주택관리법 제93조 제2항).
2. 관련 서류 열람·복사 청구
공동주택관리법 제27조에 따라 입주민은 관리비 내역, 회의록, 계약서, 장기수선계획서 등의 열람과 복사를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관리주체가 이를 거부하면 그 자체로 위반 행위가 됩니다.
3. 시정명령·과태료 처분의 간접 강제 효과 활용
지자체 감사나 신고를 통해 시정명령이 내려지면, 관리주체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이 과태료 위협이 실질적인 이행을 강제하는 기능을 합니다.
4. 형사고소와 민사소송 병행
시정명령·과태료 처분은 행정적 제재이므로, 별도로 업무상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형사고소를 하거나, 손해배상 소송을 민사법원에 제기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행정 처분 결과는 형사·민사 절차에서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됩니다.
관리주체나 입대의 입장에서는 다음을 확인해야 합니다.
아파트 관리는 수백에서 수천 세대의 생활과 자산을 관리하는 공공적 성격의 업무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이 관리주체와 입대의에게 엄격한 의무를 부과하고, 지자체가 시정명령과 과태료로 이를 강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사례들은 모두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되던 위반 행위들이 법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보여줍니다. 입대의 의결 없는 입찰공고, 이해관계인 없는 개찰, 계약서 미공개, 장기수선계획 절차 누락, 사업자 재계약 절차 위반 — 이 모두가 시정명령과 과태료의 원인이 됩니다.
입주민은 이러한 법적 제재 수단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이상 징후를 발견하는 즉시 전문가와 상담하여 적절한 대응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