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헌법재판소는 우리 민법의 유류분 제도에 관해 헌법불합치 및 위헌 결정을 선고하였습니다. 이는 1977년 유류분 제도가 도입된 이래 가장 큰 변화로, 유언과 상속을 둘러싼 실무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결정에 따라 2024. 9. 20. 민법이 개정되어 2025. 1. 31.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헌법재판소 결정의 핵심 내용과 개정된 민법의 주요 내용을 정리합니다.
유류분 제도는 피상속인이 유언으로 재산을 자유롭게 처분하더라도, 일정 범위의 상속인에게는 최소한의 상속분을 보장하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재산 전부를 제3자에게 유증하더라도, 자녀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는 유족의 생활 보호와 가족 연대 유지를 목적으로 합니다. 그러나 피상속인의 유언의 자유를 제한하고, 패륜적 행위를 한 상속인에게도 무조건 유류분을 인정하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민법 제1112조 제4호(피상속인의 형제자매의 유류분)를 단순위헌으로 결정하였습니다.
형제자매는 피상속인과의 혈연관계가 직계혈족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원하고, 피상속인의 재산 형성에 기여하거나 부양을 받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유류분을 인정할 합리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결정의 취지입니다.
이로써 형제자매는 더 이상 유류분 청구권을 가지지 않습니다. 결정일(2024. 4. 25.) 이후부터 즉시 효력이 없어졌으며, 소급하여 형제자매의 유류분 청구가 모두 기각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민법 제1112조 제1호부터 제3호(직계비속·배우자·직계존속의 유류분) 및 제1118조(기여분 준용 규정 미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였습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유류분 상실사유가 없다는 문제 — 현행 민법은 상속결격 사유(민법 제1004조)는 있지만, 이와 별개로 유류분만을 상실시키는 사유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피상속인에게 패륜적 행위(폭행, 유기, 학대 등)를 한 상속인도 여전히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해 왔습니다.
둘째, 기여분과의 연계 부재 — 피상속인의 재산 형성에 특별히 기여한 상속인은 상속분에서 기여분을 우선 인정받지만(민법 제1008조의2), 유류분 계산 시에는 이 기여분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기여를 많이 한 상속인이 오히려 유류분 반환의무를 부담하는 역설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두 가지 흠결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정하고, 2025. 12. 31.까지 입법자가 개정하도록 명하였습니다.
개정 민법 제1112조에서 형제자매를 유류분 권리자에서 삭제하였습니다. 현행 유류분 권리자는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에 한정됩니다.
개정 민법은 새롭게 유류분 상실사유를 규정하였습니다. 유류분 권리자가 다음 행위를 한 경우, 법원은 피상속인 또는 다른 공동상속인의 청구에 의해 유류분을 상실시킬 수 있습니다.
개정 민법은 유류분 계산 시 기여분을 반영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피상속인의 재산 형성 또는 유지에 특별히 기여한 상속인은 유류분 계산에서도 그 기여분이 반영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 2024. 4. 25. 결정과 이에 따른 개정 민법은 유류분 제도를 다음과 같이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이번 개편은 피상속인의 유언의 자유를 대폭 확대하고, 상속인의 의무와 권리를 보다 공정하게 연결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유언 작성 및 상속 분쟁에 관하여는 이번 개정을 충분히 고려하여 전문가와 상담하시기를 권고드립니다.
안국법률사무소 변호사 정희찬 010-2774-3211